2018년도 1학기를 끝으로 숭실대학교를 떠나시는 Wong Kok Seng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 Wong Kok Seng 교수님께서는 지난 10년간 컴퓨터학부에서 강의하셨으며 학생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해오셨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Wong Kok Seng 교수님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알아가고 교수님의 컴퓨터학부에 대한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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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g Kok Seng 교수님 |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Wong Kok Seng입니다. 많은 학생이 알고 있는 것처럼 말레이시아에서 왔고, 숭실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는 올해가 11년째입니다. 저번 학기까지 컴퓨터학부와 소프트웨어학부에서 ‘확률과 통계’, ‘통계 및 실습’ 과목을 가르쳤습니다. 제가 맡은 과목 때문에 많은 학생이 제가 수학과 출신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의 전공은 여러분의 전공과 비슷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입니다. 약 10년 전 숭실대학교에 처음 왔을 때는 프로그래밍 과목을 가르쳤었습니다.
Q. 왜 교수라는 직업을 선택했는지와 어떤 과정을 통해 교수가 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 교수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데에는 학부 시절 교수님들 영향이 컸습니다. 그분들은 학생들을 잘 가르쳐주시지 못했고, 이 때문에 저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항상 같이 공부하고 스스로 알아내야 했습니다. 함께 공부하면서 주변 친구들에게 설명을 많이 해주곤 했는데 그때의 영향으로 교수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 예전에 HSBC(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전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고 교육 분야가 잘 맞는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석사 학위를 따고 난 후에는 MMU (Malaysia Multimedia University)에서 강사로 5년간 강의를 하였고, 이후 한국으로 와 박사학위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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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에 답해주시는 Wong Kok Seng 교수님 |
Q. 어떻게 한국에서 강의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11년 전 29살의 저는 젊었고, 넓은 세계와 그들의 다른 문화들을 접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숭실대학교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교수직을 제안받았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것은 큰 기회였고, 당시 저는 제 환경에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후 전임강사로 강의를 시작했고 조교수를 거쳐 현재 부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땐 이렇게 오래 한국에 있을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 있다 보니 11년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웃음)
Q. 오랜 기간 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면서 많은 추억과 에피소드들이 있었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많은 추억이 있지만 아무래도 학교 축제와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의 저는 교수이지만 수업시간 이외의 시간에는 학생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여러 학생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매년 열리는 학교 축제와 MMU(Malaysia Multimedia University) 해외교류 프로그램은 학생들과 제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요.(웃음) 만약 MMU 프로그램에 다녀온 학생들에게 묻는다면, 그들은 교수님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교수와 학생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이고 저는 이런 생각을 숭실대학교에 들여오고 싶었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식사를 같이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그냥 대화를 하기 위해 오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더 좋은 태도로 수업에 임해, 좋은 결과를 거두기도 하고 기억에도 남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학부의 많은 학생이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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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U 프로그램 사진 |
Q. Facebook을 보다 보면 교수님께서는 학생들과 교류를 많이 하시는데 그 이유를 좀 알 수 있을까요?
위 질문에서 언급했듯이 수업시간에는 저를 교수로 대하는 것이 맞지만 강의실 밖에서는 저도 여러분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이해가 안 됐던 문제들을 질문할 수 있고 이런 시간을 통해 교수님께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교수라는 직업은 학생들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상담할 수 있는 존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고민이 생겼을 때 여러분의 친구와 의논을 한다면 친구는 당신과 경험의 깊이가 비슷하기 때문에 좋은 답을 주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제가 본 한국의 교수님들은 모두 좋은 실력을 갖추고 계시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만약 고민이 생겼을 때 교수님들을 찾아뵌다면 좋은 조언을 해주실 것입니다. 저에게는 Facebook에서 학생들과 열심히 활발하게 교류하는 것이 교실 밖에서 학생들과 관계를 쌓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Facebook 상에서는 학생들과 많은 재미있는 것들을 하지만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저로부터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시간이기 때문에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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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U 프로그램 사진 |
Q.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원숭이'라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의실 안에서뿐만 아니라 강의실 밖에서도 저는 종종 학생들을 원숭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학생에게 직접적으로 원숭이라고 부르진 않습니다. 원숭이는 동물 중에 가장 똑똑한 종으로, 훈련을 시키면 원숭이들은 매우 똑똑해지고 수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입생들은 원숭이, 2학년은 오랑우탄, 3학년은 고릴라 그리고 4학년은 킹콩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졸업하면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겁니다.(웃음) 그래서 몇몇 저와 가까운 학생들은 저를 원숭이 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많은 학생 중 특히 1학년 학생들은 지시사항이나 가르쳐 준 대로하지 않을 때가 많아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게 바로 제가 일부 학생들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학생들이 원숭이같이 생겼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저의 학생들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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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U 프로그램 사진 |
Q. 말레이시아(외국)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차이점으로는 어떤 점이 있나요?
한국의 대다수 학생은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조용히 있습니다. 그리고 혼자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는 편입니다. 그와 반면에 말레이시아에서는 학생들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고 수업시간에 활발히 참여합니다. 만약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그들은 손을 들고 바로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교수들은 답변하고 다른 학생들은 그 답변을 경청합니다. 한국 학생들은 주로 수업이 끝나고 질문을 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질문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방법도 좋고 저는 그들에게 답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모든 학생이 질문을 하진 않고, 그 학생들은 궁금한 점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군대에 갔다 오고 나서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매우 뛰어나 집니다. 저는 많은 신입생 학생들을 봐왔지만, 그들은 정말 원숭이 같습니다. 하지만 2년간의 군 생활 이후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려 한국의 군 복무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기도 합니다.(웃음) 말레이시아에서는 군 복무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큰 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한국 학생들은 교수님들께 너무 예의가 바르고 때때로 이런 점이 조금 재미없게 느껴집니다. 제가 복도를 걸을 때면 많은 학생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일부 학생들은 저에게 인사를 할 때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안녕”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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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U 프로그램 사진 |
Q. 오랜 기간 동안 외국(한국)에서 생활하셨는데 좋았던 점이나 불편하셨던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공부할 수 있고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일부 사람만 영어를 할 수 있어 소통이 굉장히 어려웠고, 이곳에 친구가 많지 않아 가족이나 친구들이 그리워질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날씨가 말레이시아와 많이 달라 불편했습니다. 제 기준으로 말레이시아는 4계절이 있습니다. 더운 계절, 엄청 더운 계절, 엄청 엄청 더운 계절 그리고 비가 오는 계절이죠.(웃음) 하지만 한국에는 말레이시아엔 없는 추운 겨울이 있습니다. 처음 몇 년간은 적응을 못 하다가 몇 년이 지나니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이 오고 나면 걷기 힘들어서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국에서의 삶을 즐기고, 생각해보면 좋은 점이 안 좋은 점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오래 머무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한국을 떠올렸을 때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것은 무엇인가요?
한국에 관해 기억에 남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추석 연휴 기간에 공항에 간 것입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말레이시아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을 갔는데 사람들로 너무 많아 그때 거의 비행기를 놓칠 뻔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절대로 추석 연휴 기간에 여행을 가지 않습니다.(웃음)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 날에 너무 많은 사람 때문에 지하철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 동안 컴퓨터학부에서 강의했고 많은 학생을 봐왔기 때문에 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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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g Kok Seng 교수님께서 만드신 비행기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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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g Kok Seng 교수님께서 만드신 공항 |
Q.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서울에는 많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여러 대학과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쉬는 날이면 주로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모임을 가집니다. 그리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학기 중엔 맡은 수업이 많아 연구에 집중하고 시간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자유시간이 생기면 개인 연구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또 저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어서인지 비행기 모델을 만들고 모으는 것을 좋아하고, 600개 이상의 비행기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종이 같은 것을 이용해 저만의 공항을 만들기도 합니다. 예전에 저에겐 비행기 조종사가 되거나 의학을 공부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직업 모두 너무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더 저에게 맞을 것 같아 교수라는 직업을 선택하였습니다. 저는 제 직업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 생각해보니 원숭이들을 상대하는 직업이네요.(웃음)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일단 은퇴할 때까지 계속 강의를 하는 것이 제 앞으로의 계획이고, 숭실대학교를 떠나 카자흐스탄에 있는 대학에서 새로 강의할 예정입니다. 그 대학은 좋은 대학이고 제 연구 활동을 이어나가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학교라는 점이 카자흐스탄에 있는 대학으로 가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아마 그곳은 새로운 세계를 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 좋은 곳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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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g Kok Seng 교수님과 컴타임즈 기자들 |
Q. 숭실대학교 컴퓨터 학부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제가 느끼기엔 11년 전보다 학생들의 수준이 점점 내려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11년 전에 제가 한국에 처음 왔었을 땐 학생들의 수준이 정말 높았습니다. 학생들 개개인의 성취도와 지식 면에서 11년 전에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많은 신입생이 별로 진지해 보이지 않고 별로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그래서 신입생들에게 특히 수학과 프로그래밍 분야에 깊고 넓은 기초를 닦으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만약 신입생들이 이 두 분야에 깊이가 없다면 2학년이 되거나 군대에 갔다 왔을 땐 많이 힘들게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제가 특히 신입생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Wong Kok Seng 교수님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Wong Kok Seng 교수님께 아직 인사를 못 하신 학우분들은 교수님께 메일(preskokseng@gmail.com)로나마 안부를 전하는 건 어떨까요?
사진 출처 : Wong Kok Seng 교수님
기사 취재 및 작성 : 송지원 국장(s26788761@naver.com)
사진 촬영 : 송지원 국장(s26788761@naver.com)
편집 : 이상현 미디어팀장(aszxvcb@gmail.com)
최동인 편집팀장(cdi1996@naver.com)
송지원 국장(s267887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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