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3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극장에서 주무관(6급)으로 근무하고 계신 99학번 사의경 동문을 만나 뵈었습니다. 전산직 공무원에 대해 알게 되었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있는 학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
| 99학번 사의경 동문 |
Q.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컴퓨터학부 99학번 졸업생 사의경입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극장에서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정보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국악원을 거쳐 유학 과정을 마친 후 올해 5월부터 국립극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부 시절 진로 문제로 많은 방황을 했습니다. 제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어떠한 직업을 원하는지 답을 찾지 못한 채 졸업을 하게 되었고요. 저와 비슷한 상황의 학생들이 있다면,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여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Q. 어떻게 공무원이라는 길을 선택하시게 되셨나요?
저는 학부 시절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평범했지요. 학부 졸업을 할 때 프로그램 개발능력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에 모바일 네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하는 중견기업에 입사했었습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장을 다니며 ‘내가 만든 소프트웨어가 상용화되어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는 쾌감은 짜릿했지만, 10년 뒤에도 이 일이 저에게 행복함을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 후, 진정으로 내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진로를 탐색하고자 무작정 미국으로 갔습니다. 미국에 있는 약 1년 반 동안 대학원을 준비하며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전보다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보수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인정욕, 명예욕, 공명심이 크며, 한국식 시험을 치르는 데 강점이 있는 사람이더군요. 그래서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그에 맞는 직업인 공무원이 되고자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 인터뷰를 진행 중인 사의경 동문과 컴퓨터학부 재학생들 |
Q. 전산직 공무원으로서 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시나요?
문화체육관광부의의 정보화 부서에서는 일반 기업의 정보화 담당 부서에서 하는 일과 유사합니다. 기관 내의 전반적인 정보화 인프라와 서비스의 기획 및 구축, 운영하는 것이지요. 그중 저는 기획과 구축 분야의 업무를 맡고 있는데, 연도별로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한 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의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엔지니어의 역할이라기보다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문화부 내 기관마다 업무의 프로세스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업무들은 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근무할 때는 전국 공공도서관의 도서정보 수집 시스템과 작은도서관의 자료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 운영했고, 국립국악원에서는 공연기관의 업무포털 시스템을 기획, 구축하였습니다.
Q.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장단점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공무원은 3년~5년마다 부서를 옮기며 다양한 업무영역을 접하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의 업무를 접하며 늘 깨어 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국가직 공무원은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투자받을 기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외로 교육 훈련을 지원받을 수 있고, 유학 휴직 등이 가능하여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러한 기회는 전문가로 도약하거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나의 업무성과가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때는 타인과 사회의 행복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커서 직업을 통한 개인적 성취를 넘어서는 공공적, 사회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도 이와 일직 선상에 있다고 보는데요. 3~5년마다 순환보직을 하므로 전문성을 키우기 어렵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업무성과가 사회에 그다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때는 자괴감이 크게 듭니다.
공무원은 *워라밸이 좋다는 인식이 많고 저도 직업을 선택할 때 이 부분을 기대하였지만, 실제 공무원의 업무환경은 일반적인 인식과 다릅니다. 어느 회사에나 격무부서가 있듯이 공무원 또한 밤늦은 시간까지 격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으니, 업무강도 측면에서의 환경은 일반 회사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 워라밸 : 일과 삶의 균형. Work Life Balance의 준말
 |
| 사회에서 일을 할 때 필요한 능력에 관해 설명해주시는 사의경 동문 |
Q. 공무원을 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능력은 어떤 것이 있나요?
공무원은 조직이 크다 보니 분야가 정말 다양합니다. 모든 능력이 뛰어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그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살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분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항상 외국어(영어) 능력을 키워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추후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때 영어가 발목을 잡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공무원 임용시험에 비교적 단기간에 합격한 것과 국외훈련으로 선발될 때 그 덕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영어 능력을 평소에 키워둘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직업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말하자면, 공무원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사람들과의 소통 능력과 관계를 잘 맺으려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문제해결 의지와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지와 책임감이 있다면, 그 외의 능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습득하게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Q. 공무원이 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자격요건을 갖춘 뒤 시험에 응시하면 필기시험을 보고, 여기에서 합격하면 면접을 보게 됩니다. 제가 2009년도에 면접을 볼 때는 논술과 프리젠테이션의 혼합형으로 현장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검증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출신 학교와 학부는 블라인드 처리되기 때문에 컴퓨터학부 학생으로서 전산직 공무원에 지원하는 것에 대한 가산점은 없지만, 학부 생활 동안 전공과목을 충실히 공부해두었다면 필기시험 준비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평생직업이기 때문에 준비 기간을 단축하고자 전산직렬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를 고려하여 본인에게 맞는 직렬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7급 공채시험을 응시했고 합격하기까지 약 1년 정도 걸렸는데 하루 12시간을 온전히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했습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짧지 않은 수험기간 동안 불안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그 시간마저 온전히 공부에 집중하는 데 사용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장시간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집중하는 것도 연습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시간보다 실제 집중하는 시간에 더 신경 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
|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중인 사의경 동문 |
Q.선배님께서는 학부 시절 어떤 학생이셨나요? 기억에 남는 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저는 호기심이 많아서 소모임과 동아리를 10개 정도 들었습니다. 영자신문, 만돌린, 풍물패 등 다양한 동아리에서 1년 반 정도 활동했었고, 동기들과 농주모라는 소모임을 만들어 즐겁고 기억에 남는 학교생활을 하였습니다.
학업의 측면에서 보자면, 저는 어떤 일이든 성실히 하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불확실했기 때문에 무엇이든 기본 이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만약 저와 같이 진로에 확신이 없는 학생들이 있다면, 함께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의 경우 학부 시절에 성적장학금을 5회 받고 졸업했는데, 이 부분이 총 4차례의 구직과 대학원 진학 등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 학부 시절 들었던 강의 중 도움이 되었던 강의는 무엇인가요?
저 같은 경우 학부 시절에 공무원 준비를 위한 과목을 수강하기보다는 저와 잘 맞는 교수님의 과목들 위주로 수강했었습니다. 학부 시절부터 공무원이 되겠다고 생각을 가지는 경우는 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에 따라 도움이 되는 강의는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학부생 때부터 전산직 공무원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시험과 관련된 과목인 프로그래밍, 자료구조 등을 열심히 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
| 사의경 동문과 컴타임즈 기자들 |
Q. 마지막으로 컴퓨터 학부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직에 적응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조직 생활을 한 것이 취업한 이후였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비합리적인 일들에 대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우분들도 조직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조직의 이해하기 어려운 의사결정이나 이해관계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불평과 불만이 쌓이게 될 것이고, 이것은 스스로 도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표출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분노하고 불평하기보다, 전략적으로 또는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은 각각의 내용만 달라질 뿐 어느 사회를 가더라도 항상 존재합니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간접적으로 조직 생활을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 시행착오를 줄여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활에 성실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불성실함들은 시간이 지난 후에 회복하기 불가능하거나, 회복이 가능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발목 잡지 않게 하셔야 합니다. 또한 성실함, 책임감이 뛰어난 사람은 주변인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저와 같이 학부 시절에 꿈을 찾지 못한 학생이 있다면, 몇 개월 만에 답을 찾기 어려우니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차근차근 시간이 들더라도 다양한 경험과 과정들을 통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찾기를 바랍니다. 만약 나를 가슴 떨리게 하는 ‘그 일’을 찾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싫어하는 지 찾기 바랍니다. 자신이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직업을 선택할 때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공무원 채용시험은 연령의 제한이 없어서 늦은 나이에도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첫 직업으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기보다는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본 후에 도전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크기 때문입니다.
두서없는 말을 잘 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 후배님들에게 어떠한 면으로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만약 더 궁금한 내용이 있는 분은 개인적으로 연락해주시면 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습니다.
기사 취재 및 작성 : 배유진 기자(seow0124@naver.com)
사진 촬영 : 이상현 미디어팀장(aszxvcb@gmail.com)
편집 : 이상현 미디어팀장(aszxvcb@gmail.com)
최동인 편집팀장(cdi1996@naver.com)
송지원 국장(s26788761@naver.com)
http://www.comtimes.kr/news/989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