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자기 계발이 화두로 오르면서 인턴, 해외 봉사, 공모전 같은 외부 활동들이 대학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외부 활동들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교내 활동이 있다는 건 아시는지?. 숭실대학교 제1회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회 대상을 차지한 컴퓨터학부 이보란(06학번), 정해나(07학번) 학우의 대회 준비 과정과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PART1. 우연히 시작하게된 영어 프리젠테이션 대회
슬슬 중간고사 시작이 다가오던 9월의 어느 날. 학교 홈페이지에서 새로운 공지사항을 발견했다. 교수 학습 센터에서 주관하는 "숭실대학교 제1회 영어 프레젠테이션대회". 3학년에 올라가면서 이런 활동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던 상태였고 평소 프레젠테이션에 거부감이 없었기에 '한 번 지원해봐?' 란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런데 날짜를 보니 아뿔싸! 중간고사 기간이 아닌가. 가뜩이나 전공 수업 숙제들로 밤을 새워도 모자랄 판에 대회 준비까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래도 학교에서 하는 행사라 참가 조건도 까다롭지 않고, 첫 회니 경쟁률도 낮을 거라는 생각에 참가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나 혼자 하자니 영어가 문제였다. 그래서 난 나의 부족한 영어실력을 채워줄 친구를 물색했고 해나와 함께 하게 되었다. 그렇게 대회 참가를 확정 짓고 지원서를 제출하는 도중에도 수상의 기대감보단 '잘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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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할례의 배경에 대해 설명중인 모습 >> |
PART2. 준비 과정과 예선. 그 긴장의 순간!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회는 애초 서류심사와 본선만 한다는 예정과 달리, 예상외로 참가자가 많아서 1차 서류 심사를 한 번 거친 뒤에 기존 계획에 없던 예선 심사를 거쳐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1차 합격 소식이 나오고 예선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일주일! 그때까지 우리는 PPT와 대본을 다 만들어야 했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대회 심사기준에 적합하면서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내용으로 만들고 싶었다. 공강 시간마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러다 해나가 인상깊게 읽었던 '사막의 꽃'이라는 책을 기억해냈다. 그 책 내용은 어렸을 적 할례를 받은 여성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쓴 자서전이었다. 주제도 신선했고 따로 자료조사를 안 해도 될 만큼 여성 할례에 대한 내용이 자세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에 주제를 '여성 할례'로 선택했다. 프레젠테이션의 구조적인 구성과 내용은 내가 준비하고, 영어 대본 같은 언어적인 것은 해나가 준비를 했다. 프레젠테이션은 간략히 여성 할례에 대한 소개, 배경, 역사, 이유, 의미, 사회적인 영향을 설명하였고. 마지막으로 여성 할례는 악습임으로 폐지를 해야한다는 주장으로 결론을 맺었다. 여러 프레젠테이션 예제들을 보며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지 해나와 상의하면서 화면을 구성했다. 그 후 전날 밤 해나가 쓴 대본을 외우고 잘할 거라는 기대감으로 예선 대회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대회장 분위기는 우리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첫 회라 지원자들이 얼마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많은 지원자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다 프로젝터 바로 앞에 놓여있는 큰 카메라와 엄숙한 얼굴로 앉아있는 교수님들, 그리고 원어민처럼 발음이 좋은 참가자들. 우리의 사기를 꺾어 놓기 충분한 요소들이 가득했다. 큰 실수 없이 프레젠테이션을 마쳤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찜찜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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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사람들 앞이라 긴장되었던 프레젠테이션 본선 >> |
PART3. 마침내 본선 진출!
본선진출자 명단에서 우리의 이름을 발견하고 뛸 듯이 기뻤지만 동시에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느껴졌다. 예선과 달리 본선에서는 프레젠테이션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PPT와 대본을 추가, 수정 해야 했다. 언니와 나는 예선 때 사람들의 반응을 곰곰이 생각해보며 PPT에 무슨 내용을 추가할지를 결정했다. 특히 패널들이 여성 할례 사진에 관심과 안타까움을 보였던 것을 기억해서 현실적인 사진을 몇 가지 더 추가했다. 또 바뀐 PPT에 맞게 대본을 추가했다. 특히 예선 때와 달리 본선에서는 심사하는 교수님이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5~10분여 간 질의 응답시간을 통해 패널들과 영어로 질문을 하신단다. 즉석에서 영어로 대답해야 하기에 미리 언니와 예상 질문 몇 가지 선정해서 그 답을 잘 정리해 놓았다. 대본을 외운 후에는 영어 연수를 다녀온 선배들에게 발음도 교정받으며 꼼꼼하게 준비했다. 그러면서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욕심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그리고 대회 하루 전날에 빈 강의실의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언니와 미리 예행연습을 했다.
그렇게 본선 날이 다가왔다. 언니와 나는 예행연습에서 했던 대로 자신감 있게 큰 목소리로 응원을 위해 와준 친구들의 박수를 받으며 프레젠테이션을 끝냈다. 특히 여성 할례식 사진들을 넘길 때는 교수님이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집중서 발표하는 내내 날 더 자신감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일까? 프레젠테이션을 마쳤을 땐 막상 아쉬움보다는 해냈다! 란 성취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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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상식 날, 총장님에게 상을 받는 중 >> |
PART4. 에필로그
대회 끝나고 며칠 후 진행된 시상식에도 참여했다. 사진으로만 봤던 총장님에게 상장도 받고, Congratulation! 이라는 격려까지 들으니 어깨가 절로 으쓱했다. 상금으로 대회 준비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한턱 쏘고, 부모님께도 갖다 드렸다. 무엇보다도 대학에 들어와 처음으로 경험한 교내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뻤다. 영어실력 자체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꼼꼼한 준비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 우리의 팀워크가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대회를 준비하기 전 우리가 했던 걱정들과 시간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막상 대회를 끝내고 난 후, 걱정들과 달리 얻은 게 많다는 걸 깨달았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학교에서 밤을 샐 때 집을 빌려준 친구들과 끝까지 응원해준 친구들, 그리고 끝까지 준비를 함께한 보란 언니! 정말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이 기회를 통해 학과 공부 말고도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기에는 얻은 것이 많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편집 김빛나 기자 (aumi0214@hanmail.net)
http://www.comtimes.kr/news/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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