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시는 양승민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양승민 교수님은 오랜 시간 강단에 서서 숭실대학과 IT계의 발전을 위해 크게 힘쓰셨습니다. 인터뷰 내내 온화한 미소로 답변해주셔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터뷰 후 저녁을 사주신 덕분에 학업과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생에 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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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학부 양승민 교수님 |
Q.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92년 12월에 컴퓨터학부(당시 소프트웨어공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2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부에서는 주로 운영체제와 프로그래밍언어 수업을 강의하였고, 실시간시스템 연구실에서 많은 석박사과정 대학원생들과 같이 연구했습니다. 연구분야는 임베디드 시스템 관련하여 실시간처리와 운영체제기술 등입니다. 1, 2학년 학생들은 저를 잘 모르겠지만, 3학년 전공필수 과목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졸업 전에는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겠지요.
Q.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학부가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부임 당시에는 지금처럼 컴퓨터학부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부임 당시 소프트웨어 공학과 교수로 부임하였고 부임 2년 뒤인 95년에 전자계산학과(1970년 우리나라 최초로 개설된 컴퓨터 관련 학과), 소프트웨어 공학과, 그리고 인공지능 학과 3개의 학과가 통합되어 현재의 컴퓨터학부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컴퓨터학부 신입생의 정원은 350명 정도로 매우 많았었는데 2000년도에 글로벌미디어학부와 분리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은 줄어들었습니다. 2006년에는 기존 공과대학에 있던 정보통신전자공학부와 컴퓨터, 미디어 학부를 통합하여 IT대학을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모두 알다시피 2015년에는 컴퓨터학부와 소프트웨어 학부로 분리되었습니다.
Q. 왜 교수라는 직업을 선택하셨는지,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교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1978년에 삼성전자 교환기 개발 연구원으로 입사 후, 3년 반 정도 근무하였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교수가 되고 싶기보다는 단지 미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에 시작한 유학 생활이었는데 막상 미국에 있다 보니까 당시 한국이랑 다르게 대학교 교육 환경이 너무 좋기도 하였고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적성이 맞아서 계속 남아서 박사과정을 밟게 되었습니다. 박사과정이 끝난 후 미국 텍사스 알링턴 대학에서 5년간 교수로 있었습니다. 한국으로의 귀국을 고민하던 중에 숭실대학교 교수직 모집에 지원하게 되면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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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학부 양승민 교수님과 지건호 기자 |
Q. 교수로 처음 부임 하셨을 때의 어떤 마음가짐이셨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교수님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우리나라 IT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가르치는 제자들이 IT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잘 교육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특히, 학생들과 가깝게 지내는 교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Q. 지난 교수 생활을 돌이켜보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으신가요?
몇 명을 꼽기는 힘들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도 연락을 하는 졸업생들이 꽤 있습니다. 대부분 IT계통의 일을 하지만,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는 제자들도 있습니다. 졸업 후 기장 교육을 받아 항공사에서 기장을 하고 있는 제자도 있고, 임용고시 이후 교사가 된 제자, 요가 강사를 하고 있는 제자도 있습니다. 또 많은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를 보았는데, 돌잔치 한다고 초대하면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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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학부 양승민 교수님 |
Q. 처음 부임하셨을 당시 학생들과 요즘 학생들 비교하자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요즘 학생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제가 학교 다닐 당시에는 중고생 과외정도 하면서 공부를 하였지만 요즘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와 학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대외활동까지 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취업이 수월하였지만, 요즘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 상황이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전보다 학생들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이나 열정이 부족한 듯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개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종이 IT와 관련되어 있으니까 굳이 컴퓨터학부라고 해서 개발 쪽으로 한정 지어서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적성을 찾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Q. 은퇴 후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짜놓은 계획은 없어요. 은퇴 하더라도 학교를 아예 떠나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당분간 한 학기에 수업 1과목을 맡아 학생들과 만나려 합니다. 물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요. 예전에 신문에서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하여 파리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다른 여행보다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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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학부 양승민 교수님과 식사를 한 컴타임즈 지건호, 김수연 학우 |
Q. 오랜 시간 같이 교수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지난 25년간 좋은 교수님들과 참 즐겁게 보낸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미 은퇴하신 선배교수님들, 송후봉, 이철희, 정기원, 류성열, 김명원, 유재우 명예교수님 그리고 현재 컴퓨터학부 교수님들과 IT대학 모든 교수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요즘 진로 고민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학생시절, 교수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저였지만 벌써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인생은 운명처럼 계획한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나의 길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도 당장 계획대로 안 된다고 해서 너무 큰 상심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계획하지 않았던 과정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는 전혀 쓸데없는 일입니다. 나의 인생을 살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을 신나게 한다면 삶 전체가 즐거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작성 : 지건호 기자(jce0831@gmail.com)
사진 촬영 : 이호영 기자(hyl4237@gmail.com)
편집 : 최유진 미디어팀장 (barbby20@naver.com)
김나현 편집팀장 (nahyun081@nate.com)
김수연 국장 (syd02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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