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우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상혁 - 안녕하세요. 컴퓨터학부 13학번에 재학 중인 이상혁입니다. 저는 육군 4284부대에 근무, 제대했고 이번에 복학을 했습니다. 원래는 소모임 ‘NULL’에서 활동을 했었는데, 복학하고 보니 소모임이 해체되었더라고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G+(구 GDG SSu)의 Organizer로서 학생개발자들의 개발문화 장려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제가 뭐라도 된 것 같지만, 사실 평범한 학생이에요.
휘원 - 안녕하세요. 상혁이와 동기인 컴퓨터학부 13학번 조휘원입니다. 저는 학부내에서 특별히 컴퓨터에 관련된 활동을 하지는 않고, 친목소모임 ‘하라오름’ 멤버로서만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2. 특별히 육군 기술행정병으로 지원한 이유가 있다면?
휘원 – 저는 1학년을 마치고 입대할 생각을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병사로는 가기가 싫어서 알아보던 중 ‘기술행정병’이 합격하기만 하면 최대한 빨리 갈 수가 있더라고요. 또한 기술행정병 내에 전공과 관련된 병과가 몇 있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2월에 입대하면 다음 해 11월에 전역을 하는데 복학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요. 저에게는 복학 전 그 3,4개월이라는 시간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덕분에 평소에 하기 힘들었던 아르바이트나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학년을 대비하여 공부도 미리 할 수 있었죠.
상혁 -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대학에 들어올 때부터 ‘언제 군대를 가야겠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병무청 홈페이지를 틈틈히 검색하면서 알아보다가 마침 ‘소프트웨어관리병’과 ‘소프트웨어개발병’이 있어서 1지망, 2지망 나누어서 지원을 했습니다. 제가 정보관련 고교를 나와서 대학까지 컴퓨터 전공으로 왔는데 일반적인 군대를 가면 2년간의 공백으로 인해 실력이 뒤처진다는 생각에 바로 지원을 했습니다. 덕분에 군문제도 해결하고 실력도 많이 상승한 것 같아요. (웃음)
3. 복무했던 병과의 지원방법에 대하여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휘원 – 병무청사이트(www.mma.go.kr)에 들어가면 기술행정병 모집이 있습니다. 그 기술행정병 내에도 여러가지 특기가 있습니다. 총 1,2,3지망으로 지원할 수 있는데 저는 그 중에 1지망에 ‘155mm 사격지휘병’을 선택했습니다. 솔직히 기술행정병 내에서도 남들이 많이 지원하는 운전병보다는 이왕 가는 군대 민간인으로서는 절대 할 수 없는 멋진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하고요.
상혁 – 저도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병과가 아닌 특기병과로 지원을 했습니다. 소프트웨어개발병은 국직부대에서 모집을 하고, 소프트웨어관리병은 병무청에서 모집을 하기 때문에 따로 지원을 해야합니다. 저는 최종적으로 소프트웨어개발병이 제 자신에게 더 맞는 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또한 병무청이 아닌 국직부대에서 따로 뽑는 특기병과라도 논산훈련소에서 기본군사훈련을 같이 받습니다. 그 이후 제가 배치 받게 된 국직부대가 IT관련 4284부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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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C통계운용병으로 근무했던 13학번 조휘원 학우 |
4. 군 복무 시 어느 지역에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학우분들께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휘원 – 경기도 연천에 있는 5기갑여단 665포병대대에서 FDC병과로 근무를 했습니다. 장갑차 안에 있는 컴퓨터를 조종하여 목표물을 조준하고 발사하는 훈련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좌표와 폭발시간 등을 계산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포반들과 연계하여 훈련을 했는데, 거의 북한의 도발 대비를 위한 훈련을 항상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상혁 - 저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국군 제4284부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로 했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툴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을 병사로 뽑았기 때문에 자대에 배치되자마자 바로 업무에 투입되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한 일은 각 부대의 유해사이트 접근을 막고 바이러스의 침투를 예방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것입니다. 그 외에 일반적인 PC정비나 통신망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학우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군대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상혁 - 입대하기 전에는 책을 잘 접하지 않았는데, 군대에서 책을 읽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선임 중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온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저에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너는 왜 이렇게 컴퓨터 관련 지식만 있고, 기타 상식이 없냐. 책 좀 읽어라.”라고 말이죠. 저는 제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는 편인데, 그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미친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죠. 비록 좋게 시작한 계기는 아니지만 덕분에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휘원 – 군대에서는 추석이나 설, 크리스마스 때 휴가를 나가지 못하는 병사들을 위해서 각종 이벤트를 많이 합니다. 저희 부대는 추석 때 연날리기 경연대회를 열었는데, 연날리기 우승팀에게는 2박3일 포상휴가라는 엄청난 혜택이 걸려있었죠. 그래서 저희 부대 병사들은 2주 전부터 좋은 나무, 좋은 비닐들을 구하여 연을 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모두가 단합하는 게 정말 추억이고 좋았습니다. 물론 저는 우승을 못했지 말입니다.
상혁 – 또 하나 말씀드리자면,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전국적으로 ‘메르스’ 사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군의 휴가제한조치가 진행중이었는데, 저는 여자친구가 너무 보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여자친구가 너무 보고 싶다고, 죽을 것 같다고 부대 상사에게 계속 말했습니다. 그리고 가까스로 2박3일의 휴가를 얻어냈죠. 하하. 물론 휴가 복귀 후 메르스 발생지역에 다녀왔다고 잠시 격리가 되었지만 휴가를 받아 여자친구를 만난 이후이기 때문에 행복했고 격리 덕분에 부대에서도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하지만 재미있는 추억이네요.
6. 군대에서 했던 업무나 경험이 복학 후에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휘원 – 군대에서 항상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손계산이나 암산을 자주 했습니다. 그 부분이 전역한 후에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설명을 듣는 와중에 손코딩과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한 과목으로는 <확률과 통계>, <선형대수> 공부할 때 많이 수월했던 것 같아요. 현재는 <통계 및 실습>이라는 과목을 듣고 있는데 장갑차 속 컴퓨터와 비슷해서 더 재미있습니다.
상혁 - 군대에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 2년 동안 유지된 그 습관이 복학해서도 생활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과제가 상당히 많지만, 군대에서 일을 계획적으로 한 것처럼 공부도 계획적으로 하니까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또한 제 근무지는 개발을 하는 특수한 부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컴퓨터 관련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부대 내에서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하고 사회 실무경험이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었어요. 이러한 것이 앞으로 IT전공자로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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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관련 군대 인터뷰를 성실히 임해준 조휘원, 이상혁 학우 |
7.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군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상혁 - 사실,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군대에 가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와 같은 TV프로그램 속 만들어진 군대와 실제 입대하여 현장에서 겪는 군대는 분명 다릅니다. 그래서 산업체병역특례와 같은 것으로 병역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따르는 것을 추천해요.
휘원 – 저는 상혁이와 생각이 좀 달라요. 군대는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남자라면 의경, 공군, 해군, 해병대 등 어떤 군대를 가야 할 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저는 아직까지 군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제가 지원했던 ‘기술행정병’ 제도를 추천하고 싶어요. 평범한 보병보다는 저처럼 군대 내에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병과가 많거든요. 저는 군대생활에 매우 만족했고, 사회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군대 복무 중에 했다고 생각합니다.
상혁 - 얼마 전에 안타까운 뉴스를 봤어요. 이공계 전문인력의 대체복무시스템인 산업기능요원제도가 2023년까지만 시행되고 그 이후로 폐지된다는 소식 말입니다. 저는 현재 컴퓨터라는 전공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일단 군대를 전공과 관련된 곳으로 지원하세요. 현장에서 조금이나마 전공과 관련된 실무를 해보면 싫었던 전공이 생각보다 잘 맞을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복학해서도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취재 및 기사 작성 : 박원호 기자(juvenpak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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