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낙엽이 어느새 우리의 어깨에 내려앉는 가을의 끝자락에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카카오 임지훈 대표이사를 초청하여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강연은 숭실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학교육혁신센터에서 주관했으며 산업통산자원부와 창업진흥원 등 여러 단체에서 후원을 해주셨다.
강연장에 들어서기 전 QR코드로 강연을 신청한 학생은 핸드크림을 사은품으로 제공 받을 수 있었다. IT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운 센스가 돋보였다.
많은 학생들을 비롯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등 많은 인원이 강연을 듣기 위해 방문했고 사회자의 소개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강연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던 그는 첫 강연을 숭실대에서 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했다. 카카오톡의 개발 과정보다는 나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며 특유의 자신감 넘치고 밝은 목소리로 강연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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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청중들이 강연장을 찾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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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대표의 모습. |
오늘의 이야기
사람들이 CEO가 되고 뭐가 달라졌는지 많이 물으시더라구요. 예전에는 알아봐주시는 분도 없었는데 지금은 제주도에 있는 저의본사로 오셔서 기자 분들이 저의 사진을 많이 찍어주시는 것 같아요. 뭐 잘생긴 얼굴도 아닌데 말이죠.(웃음) 오늘 하려는 얘기는 조금 뻔한 교과서 같은 얘기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과서는 항상 바른 답을 해주기에 너무 지루해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여러분 창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 생각에는 불편한 무언가를 인지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창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거기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하느냐? 저는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시장이 원하는 것 이 3가지의 그래프 사이에서 교집합을 이루고 그것을 공략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년시절의 임지훈
저희 아버지께서는 상사맨 이셨습니다. 드라마 ‘미생’ 보셨나요? 거기서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말이죠. 그래서 태어나서 9살까지 해외에서 살았습니다. 그때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다 1989년에 한국에 들어왔어요. 그때만 해도 한 학급이 60명씩 구성되어 있었는데, 말이 어눌해서 그런지 학교 적응도 어렵고 선생님한테 억울하게 많이 맞은 것 같아요. 그 와중에 내가 인기가 많아지려면 어떤 걸 잘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야구를 잘하려고 봤던 만화에서 야구공을 매일 잡고 있으면 잘한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잘하게 되었고 전국대회 3위까지 입상했었어요. 그러나 그때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어요.
중학교 2학년 끝무렵에 신문기사 속 빌게이츠를 보고 단순한 로망을 시작으로, 그때 부터 죽어라 공부만 했던 것 같아요. 게임처럼 노력해서 등수가 오르는 것이 재미 있었어요. 그러다 뭔가 빌게이츠 같은 친구들이 있을 것 같은 카이스트로 진학을 하게 되었지만 거기서 바로 후회했습니다. 저보다 똑똑한 사람도 많고 비호감인 친구도 많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성적을 C,D로 채우는 CD플레이어 였습니다.(웃음) ‘나는 최고의 엔지니어가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었고 학부 3학년 때 컴퓨터공학과에서 산업공학과로 전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동아리활동, 한 학기 24학점, 교환학생 한국어 강의 등 정말 열심히 살았더니 졸업할 때 최우수 졸업상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이상은 학점을 기준으로 주는 상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종합 평가와 학생들의 추천인데 친구들에게 ‘야 나 좀 추천해줘’ ‘추천해줘’ (^.^) 그래서 받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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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시절에 대해 이야기 하며 웃는 임지훈 대표 |
사회인 임지훈
졸업 뒤에 NHN의 SW분야에서 일했습니다. 회사 생활 중에 경영컨설팅에 대한 로망이 생겨 3년간의 첫 직장에서 이직을 했습니다. 세계 3대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고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느껴지는 시절이었죠. 그러나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 하더라구요. 그렇게 10개월 동안의 두 번째 회사생활도 마감하게 되었죠. 그러다 우연히 벤처 캐피탈리스트*가 되었고 지금에 자리에 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재밌는 것 같아요.
토요일 저녁에 아는 형이 지인분과 와인 한 잔 하자고 하더라구요. 불토에 남자 셋이 와인을?하며 고민을 하다가 할것도 없고 해서 그 자리에 나갔 는데, 그 지인분이 소프트뱅크 투자회사에 임원분이였어요. 저는 어차피 더 볼 사람도 아니니 그 분이 앞으로 인터넷시장이 어떻게 될 건지 등의 질문을 하시는데 솔직하게 얘기를 했죠. 후에 회사에 한번 오라고 해서 갔더니 강제로 면접을 당했습니다(웃음) 그 회사가 벤처 캐피탈리스트의 회사였는데 그 쪽에서 하는 얘기를 들으니 능력 있는 젊은 친구들의 가능성을 보고 세상의 능력이 재분배가 될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일 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제가 투자한 회사가 50배 100배 이렇게 수익을 내고 특히 ‘애니팡’이라는 게임을 유행시키면서 갑자기 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카카오 대표가 되어있었습니다.
*벤처 캐피탈리스트 : 기술력, 사업전망, 최고경영자의 자질 등을 갖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벤처 캐피털 회사로부터 지분투자나 자금 지원을 이끌어 내고 이들을 상장기업까지 키워내는 벤처 투자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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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는 길이 맞는걸까?' |
지금의 임지훈
저의 삶을 되돌아보면 여러 변곡점이 있었어요. 운동선수, 엔지니어 등은 냉정하게 실패한 사례라고 할 수 있고 회사를 이직했던 것들도 그렇죠.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당시엔 저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행운은 언제나 준비하는 사람에게 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무슨 일이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열심히 살면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어떤 결과에 있어서 평가 할 때 내가 정말 노력을 다했는가? 자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레옹에 나온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배우가 있어요. 아역으로 시작해 일 년에 영화를 2편씩을 찍는 배우인데 하버드를 입학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 의혹이 제기 되어 SAT점수를 공개했는데 꽤 높은 것예요. 졸업할 때 학점이 4점 만점에 3.94점이였다고 하내요. 집중 과 몰입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성공의 이유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김연아의 자서전을 인용해보자면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 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고 한다.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 1도. 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1분을 참아내는 것이다. 그 순간을 넘어야 다음 문이 열릴 것이다.’
해주고 싶은 말
여러분들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고민을 그만하면 어떨까요? 고민해서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중요한 것 성취감이에요. 작은 성공이 계속되면 성공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 열심히 하게 되고 더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은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해주는 조언 중에 당신에게 필요한 것만 받아들이세요. 남이 내 인생을 살아주는 건 아니잖아요.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고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교집합내에서 성취를 이뤄내면서 내 인생 내 행복 찾아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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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 이야기 |
강연이 끝나고 정말 많은 인원의 질문이 있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싶다
Q1 : 창업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준비해야 할까요?
A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 그게 대부분 답이에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창업하는 이유와 명분이 존재하나? 창업에서 성공이 힘든 건 위기에서 그 것을 버텨낼 책임감이 있는가? 그 책임감의 원동력은 이유와 명분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또한 명분만으로는 안돼요. 그것을 뒷받침할 실력이 있어야죠.
Q2 : 앞으로 30년 뒤에 사회를 주도할 트렌드를 무엇이라고 예측하세요?
A : SF영화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에 차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세상이 흘러갈 것 같아요. 무인자동차든 다양한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에요.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그 기술에 대한 상용화가 거부감 없이 오느냐 그때 사업 포인트를 잡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Q3 : 경영학부 다니고 있지만 공무원을 준비 중 입니다. 3년 동안 쌓은 지식이 전혀 상관없는 걸 배우고 있는데 그것을 버리기가 힘듭니다.
A: 학생 몇 살까지 살 것 같아요? (웃음) 제 생각에는 의술의 발전으로 아마 100살 넘게 살 것이에요. 3년 동안 얼마나 쌓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틀려고 하는 방향이 맞나. 후회 안할 자신이 있나? 그게 YES면 3년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도움이 될 것이에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맞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도 ‘왜 해야 하지?’하는 생각이 드는 일도 많았지만 뒤돌아보면 나에게 전부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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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연사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청중 |
마지막으로 저의 경영철학은 내가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이다 이건 구호에 불과합니다. 경영인은 실행에서 답을 얻어야 하는 것이 덕목입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사회생활과 경영을 해보니 사람이 다인 것 같아요. 이건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도 몰입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죠. 그래서 매일 고민하는 것이 3천명의 직원이 어떻게 하면 더 신나게 일을 할 수가 있을까? 경영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를 납득하면 사람은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경영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굳이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거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비웃든 간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대사이다. 강연에서의 임지훈 대표는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현명함과 당당함이 엿보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중요한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과정을 통해 당신 또한 당신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기사 작성 : 손헌철 기자 (jatanlove@naver.com)
사진 촬영 : 손헌철 기자 (jatanlove@naver.com)
편집 : 김민정 미디어팀장(m950806@naver.com)
석나영 국장(snyun64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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