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 라스베가스에 다녀왔다. 영화 21에서처럼 블랙잭으로 돈을 벌어 폼나게 살려고?? 그건 아니지만 조금 기대는 하고 갔는데, 돈만 잃었다. 본래의 목적은 지구 반대편으로 비행기를 3번 갈아타고 팀 Tackwon-V의 멤버로 Defcon CTF 본선에 참가하기 위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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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드디어 출격이다~! |
- Defcon CTF란??
Defcon은 미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해킹 및 보안 컨퍼런스이다. Defcon에는 많은 이벤트가 있는데, 그 중에서 CTF(Capture The Falg)라는 해킹 대회가 가장 유명한 이벤트 중 하나이다.
- 대회 방식은 이렇게~
예선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5가지 유형의 문제가 각각 5개씩 주어진다. 예선에서 상위 7팀을 선발하고, 작년도 우승팀을 합하여 총 8팀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본선에서는 각 팀마다 서버 한대씩을 배당하고,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선 하나, 서버로 들어오는 패킷을 스니핑을 할 수 있는 선 하나를 주었다. 서버를 관리하고, 다른 팀에서 어떤 식으로 자신의 서버로 패킷을 날리는지 관찰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실제 문제는 99%가 원격으로 데몬을 공격하는 리모트 문제였다. 총 19문제였다.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은 여러 점수를 합산하는데 점수의 종류는 이렇다. 문제를 가장 먼저 푼 3팀에게 주는 Breakthru, 문제 데몬의 서비스률을 점검하여 주는 SLA, 반칙을 할 경우 주어지는 Penalties, 각 문제에 주어진 key 값을 가지고 오면 주는 Steals, key 값을 덮어 쓰면 주는 Overwrite 총 5가지이다.
- 클럽 분위기 같은 대회
역시 미국이라고 할까?? 미국 영화에 나오는 클럽 같은 분이기처럼 볼륨을 크게 틀어놓고 프로젝션 빔으로 스크린에 영상을 쏘아 놓았다. 뮤직 비디오를 틀어 놓기도 하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틀어 놓기도 하였다. 볼륨은 매우 커서 옆 사람과 가까이 있지 않으면 서로 대화가 안될 정도였다. 아마 다른 팀에서 얘기하는 것을 못 듣게 하기 위한 것도 있는 것 같았다. 대회 시작 전에는 여러 팀들 모두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네트워크 장비, 서버 등등. 자신들만의 무기를 설치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대회가 시작한 뒤에 분석하고 공격하고 방어하느라 문제를 푸는 사람들의 얼굴은 항상 긴장이 가득했고, 신중하고,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즐거워 보였다. 문제에 집중하고 대회에 집중하는 모습 그 자체가 난 즐거워 보였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함께 의논하는 모습은 흡사 전쟁터에 나가서 어떻게 하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장군과 참모들의 모습 같았다. 그리고 대회 중 문제를 푼 팀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고 그 순간 잠시 축제 분위기가 되고, 다른 팀들도 모두 그 팀을 향해서 박수를 쳐 주면서 함께 축하해 주었다. 다 함께 문제 푼 것을 축하해 주고, 더욱더 따라가겠다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질투심으로 뭉친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나도 세계적인 해커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대회에 임하는 자세를 세계적으로 끌어올리자고 되뇌며 문제를 푼 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문제를 푸는데 박차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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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사 전장을 방불케 하는 대회장의 긴장감과 열기가 느껴지는가. |
- 3일 동안 진행된 대회
세계적인 대회인지라 그 압박감에 마우스를 만지는 손도,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도 매우 긴장되고 떨려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가슴은 계속해서 쿵쾅쿵쾅 멈출 줄을 몰랐다. 그러기를 몇 시간 후, 한 멤버와 함께 문제를 풀어서 Breakthru를 띄웠다. 세계 대회에서 다른 팀보다 제일 먼저 해당 문제를 풀었다는 거에 왠지 모를 희열감을 느꼈고, 그제서야 내 손은 떨림이 많이 멈추었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고 압박감도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첫 째날 우리 팀은 처음 대회 출전이라 대회 룰과 분위기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았지만 종합 2위까지 오를 정도로 역량을 발휘하여 1등 팀을 바짝 추격하기도 하였다. 첫 째날 대회가 저녁에 끝나고 모두들 호텔방으로 들어가서 작전 회의를 하였다. 다음 날 어떻게 대회를 진행할지에 대해서 전략을 짜고, 문제 분석에 들어갔다. 둘째날에 각 팀들은 밤 새서 풀어서 만든 공격코드를 상대방 서버에 테스트를 하였고, 성공한 팀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Breakthru가 뜨는 팀도 있고, 뒤 늦게 문제를 풀어서 Steals 점수나 Overwrite 점수를 획득하는 팀도 있었다. 둘째날도 저녁에 호텔방으로 들어와 작전 회의를 하고 문제를 공략하는데 힘을 쏟아 부었다. 셋째날에는 3등을 놓고 1@stPlace 팀과 계속 엎치락뒤치락 하였다. 하지만 대회 종료 5분 전에 1@stPlace 팀에서 Breakthru를 올려서 우리팀은 4등으로 대회를 종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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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했던 대회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한 컷~! |
-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느낀 생각들….
Defcon CTF에 참가하고 와서 자신감도 얻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동기도 얻었지만 3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첫 번째는 실력이다. 세계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넓다. 그 어려운 문제를 그렇게 풀어내다니….. 세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이번 대회를 통해서 체감할 수 있었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한다면 내년에는 동등한 수준에서 경기를 할 수 있을까?? 세상은 넓고 나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알게 해 준 대회였다.
두 번째는 시차 적응이다. 시차 적응이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 보았는데,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시차 적응을 위해서 대회 3일전에 미국으로 간 것이지만 3일 동안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다. 낮에는 피곤했고, 밤에는 잠이 안 와서 고생을 했다. 나중에 또 다시 본선에 갈 수 있고, 여건이 된다면 한 달 전에 도착해서 시차 적응도 미리 하고 여행도 다니고 싶다.
세 번째는 영어이다. 영어는 정말 중요하다. 대회 진행 중 질문을 하고 싶거나 문제가 있어서 항의를 하고 싶어도 대화가 안되면 할 수 없다. 나는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서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외국 해커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회화가 되지 않아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영어 하나 때문에 많은 기회가 박탈당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영어를 꼭 익혀서,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해외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견문을 넓히고 싶다.
기사제공 : 컴퓨터학부 04학번 박래신 학우
편집 : 김대용 기자(kdy_0330@naver.com)
http://www.comtimes.kr/news/69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6건)
외,,외쿡 .....묻어가고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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