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의 끝이 다가오고 있던 어느 날 저녁, 부푼 기대를 안고 대학에 들어와 1년 간의 대학생활을 마무리 짓고 있는 신입생 세 명을 만나보았습니다. 대외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진 학우와 전공 관련 활동에서 여러 성과를 이뤄낸 학우 그리고 하고 싶은 일도 하며 학과 공부를 열심히 병행한 학우, 이 세 학우들은 20대의 첫 해, 각자의 1년을 어떻게 정산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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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응해준 이승현 학우, 이지은 학우, 강경완 학우 |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컴퓨터학부에 입학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이승현(이하 승현) :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이승현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스스로를 낯선 곳에 두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죠. 대학교에 와서 새로운 걸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것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걸 많이 배워서 재미있었지만 사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심하게, 심하게 공부를 못했어요.(웃음) 그래서 원래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일찍 취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처럼 대학교에 다닐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하지만 막상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열심히 공부했고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숭실대학교에 오게 되었어요.
대학교에 온 후로는 시야가 더 넓어져서 무엇이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한 가지 꿈만 바라보던 고등학생 때와 달리 보고 싶은 것과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이 무척 많아진 것이죠.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싶어져서 지난 1학기 때는 윈드서핑 지도자 자격증을 땄고 여름방학에는 국토대장정에 참가하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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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 학우가 참여했던 국토대장정과 오지탐사대 활동 |
강경완(이하 경완) : 저는 컴퓨터를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게임의 프리서버를 만들며 재미를 붙였어요. 프리서버가 게임 회사에서 정식으로 인가한 서버가 아니다 보니 게임 회사로부터 프리서버 운영에 대한 경고메일을 받기도 했죠.(웃음)
그 후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능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어플리케이션들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해커톤과 같은 대회나 여러 관련 행사에도 참여했어요. 입시를 위해서 했던 활동들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일들을 꾸준히 하다 보니 대학교 입시를 준비할 때는 어느새 이런 활동과 성과들이 많이 모여 있더라고요. 그래서 입학사정관제로 숭실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어요.
대학교에 와보니 대학생활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커뮤니티들이 다양하다는 것이었어요. 본교만 해도 개발자들의 커뮤니티가 굉장히 많잖아요. 컴퓨터학부에서는 누구를 만나든 개발자인데 이런 모습을 고등학교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죠.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그러한 만남들을 통해 여러 대회나 공모전에 많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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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완 학우가 참가했던 MS Windows 8 앱스타 해커톤 |
이지은(이하 지은) : 고등학생 때는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이 막연했어요. 이과 계열이었는데 대학에 진학할 때 입학할 수 있는 과에는 무엇이 있나 생각해보니 크게 자연대와 공대로 나눌 수 있겠더라고요. 자연대는 연구와 관련된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공대는 취업과 실무와 관련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대 중에서 적성에 맞는 학과를 찾기로 했어요. 찾아보니 수많은 학과 중에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컴퓨터일 것 같아서 컴퓨터학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지난 1년간의 학교생활은 어땠나요?
승현 :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대학생활이 상당히 자유로울 줄 알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제가 다 선택할 수 있을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웃음) 시간표가 다 정해져 있었고 게다가 공학인증까지 하려면 시간표를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조금도 없었죠. 더구나 학부 자체에 사람이 많아서 전공수업부터 교양필수 과목까지, 컴퓨터학부 학우들끼리만 듣는 수업이 많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넓게 여러 사람들을 더 만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정해져있는 과목을 포기하고 듣고 싶은 과목을 들었어요. 그 중에 하나가 윈드서핑 수업이에요.
여름방학은 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척 빨리 흘러가더라고요. 방학은 말 그대로 학업을 잠시 놓아두어도 되는 기간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방학 동안에 어떻게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어요. 대학교 안에서의 생활에만 갇혀있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 심장병재단에 기부하는 취지를 가진 국토대장정에 참가했죠. 집을 떠나 20일 동안 스마트폰도 없이 여자친구도 못 보고 걷기만 해서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좋은 취지를 가진 행사였기 때문에 마지막 발걸음을 디딘 순간에는 무척 보람찼습니다. 요즘에는 한국 안에만 갇혀있는 것도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외국으로도 많이 나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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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 학우 |
경완 : 한마디로 1년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학업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취미로써 컴퓨터를 했는데 대학교에 오니 집중해야하는 것과 취미가 같아져서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덕분에 취미가 대학에서의 여러 활동들로 바뀌었죠. 입학해서 반 대표도 맡고 여러 소모임에서 활동하며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나 여름에는 ACM과 소공전도 준비했어요.
여러 활동들을 다 해보고 싶은 욕심에 두 개의 대회를 준비했는데 한 개에만 집중해도 어려운 활동을 동시에 하다 보니 ACM 대회는 성적이 부진했어요. 그래도 소공전에서는 은상을 받아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활동들을 바탕으로 지금은 GDG SSU에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ISTEAM에서 공모전 준비도 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창업캠프에도 다녀왔어요. 여러모로 대학생활이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웃음)
그 중에서도 학기 중에 진행했던 프로젝트 과목이 참 좋았어요. 창의적 공학설계 과목은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재정적으로 지원도 받고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마음대로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어 좋았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런 프로젝트 과목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고 있고 기회가 되는 대로 많은 프로젝트들을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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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완 학우 |
지은 :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금방 1년이 지나간 것 같네요. 하지만 크게 두 가지는 기억에 남아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아보는 로망을 가지고 있었어요. 들어보니 1학년 1학기에는 공부를 다들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장학금을 받기가 쉽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노려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경완이처럼 개발에 관심이 많이 있는 편은 아니라서 여러 활동들에 집중하기보다 학과 공부를 열심히 했죠. 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도 다들 저처럼 열심히 할 줄 알았는데 결과를 받아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제 착각이었나 봐요.(웃음) 그래서 1학기 때 1학년에서 전체 3등을 했고 그로 인해 성적 장학금을 받은 것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런데 1학기 때 한번 열심히 공부해보고 장학금도 타보니 이번 2학기에는 1학기만큼 열심히 하기가 어렵네요.(웃음) 1학기 때는 정해진 시간표대로 수업 듣고 열심히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다른 학교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자유롭게 지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대동제 준비위원회에 들어가 축제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대동제 준비위원회 모집에 지원을 했어요.
방학에도 학교에 와서 축제를 준비하고 개강하고서도 계속 축제 준비에 힘을 많이 쏟았어요. 준비할 게 많아서 축제 기간에는 3일 내내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할 정도였죠. 제가 맡은 일은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책임감을 가지고 잘 수행하는 성격이라서 축제 일에 신경쓰다보니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어요. 시험기간에 벼락치기를 하기 보다는 평소 수업 시간에 열심히 따라가는 스타일이라서 이번 학기 성적은 지난 학기만 못할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도 저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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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은 학우 |
Q. 스무 살, 대학생 1학년으로서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가 있나요?
승현 : 아무래도 남자이다 보니 군대가 걱정돼요. 여자 친구도 있어서 언제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이죠. 오랜 기간을 정해놓고서 그 기간 동안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싶은데 그것에도 군대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커요. 대학교에 와보니 이것도 재미있고 저것도 재미있어서 내가 뭘 하면 좋을까 고민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제가 정한 이 전공을 계속 밀고 나가는 게 맞는 건지, 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 앞으로 내가 할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즐기기 위한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도 합니다. 또 현실적으로는 빨리 취업해서 돈도 벌어야 하는데 그 전까지 내가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고요.
경완 : 저는 복수전공을 고민하고 있어요. 길아라 교수님께서 심도 있는 컴퓨터 공부를 위해서 수학 과목을 함께 수강하기를 추천해주셨어요. 제 생각에도 컴퓨터가 수학에서 출발했으니 수학을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3학년에 올라가서부터는 컴퓨터 전공수업만으로도 굉장히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복수전공을 하는 것이 제게 도움이 될지 아니면 안 좋은 영향을 끼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은 : 여자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다이어트 해야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웃음) 그리고 저도 경완이처럼 복수전공에 대한 고민을 해요. 아직 평생의 진로를 컴퓨터 분야로 결정하지 않았고 대학생활 동안 컴퓨터에 관련된 과목만 배우는 것이 조금 아쉬워서요. 4년 내내 컴퓨터학부 수업만 들으면 학교 다니기가 싫어질까 봐서 다른 전공에 관심을 가져봐야 할 것 같아요.(웃음)
Q. 앞으로 남아있는 대학생활 또는 20대의 나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승현 :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전 최대한의 자유가 주어진 이 시기에 가능한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제가 발자취를 남긴 곳을 지도에 표시해보고 싶어요. 그 시작으로 이번 겨울방학에 동남아로 해외봉사를 가고 해외봉사에 다녀온 후로는 대만에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오지탐사대 활동을 할 때 세계무전여행을 다녀와서 책을 쓴 형을 한 명 만났는데 그만큼 제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세계무전여행을 다녀오려고 해요. 하지만 우선 군대부터 다녀와야겠죠? 갑자기 졸업을 언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웃음)
경완 : 2학년이 되면 SW 마에스트로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그룹에서 1년 동안 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겪어보고 싶어서요. 졸업 전에는 인턴활동 등을 통해서 최대한 실무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대학교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자유도 실컷 누려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예를 들면 학교 근처에 작업실을 하나 마련해서 밤새 제가 하고 싶은 코딩만 하는 거예요. 사회생활만의 장점이 있고 대학생활만의 장점이 있는데 어느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어찌해야할까요. 승현이와 함께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겠어요.(웃음)
지은 : 한 번도 쉬지 않고 4년 내내 대학교를 다닐 자신은 없어요. 그래서 아마도 언젠간 휴학을 하게 될 텐데 그때 제 진로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볼 것 같아요. 20대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겠죠. 그래서 아직 제 진로가 뚜렷하게 정해진 게 아니니까 그 전까지는 다른 전공수업도 많이 들어보고 여러 교양수업도 많이 들어볼 계획입니다. 그렇게 많은 분야를 접하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하고 싶은 걸 그 중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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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진행중인 김재민 기자와 14학번 학우들 |
Q. 마지막으로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자유롭게 해주세요.
승현 : 두 친구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만 공부 안 하는 학생의 이미지가 생긴 것 같아요. 저도 장학금을 받아보고 싶어서 여러 대외활동 하면서 틈틈이 공부해서 전체 20등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웃음)
경완 : 저는 입학하기 전 겨울방학 때부터 컴퓨터학부 선배들에게 스터디를 받았어요.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내용도 있었지만 한 번 정리를 받게 되니 그것이 학교에 와서 무척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받은 게 있으니 저도 내년에 들어올 신입생들에게 스터디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연락 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지은 : 이번 학기는 아닐 것 같지만(웃음) 1학기 때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가끔 어떻게 공부했는지 물어보는 친구들이 있어요. 제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우선 제가 컴퓨터에 대해서는 대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배웠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도 없었고 선배들에게 도움을 구할 성격이 못 되어서 강의 자료와 교재, 실습지에만 매달렸어요. 오히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이 유심히 보지 않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다 공부했죠. 수업 시간에 자리에 앉을 때도 맨 앞자리는 아니지만 앞쪽에 앉아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시험 기간에 바짝 집중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들었는데 그게 가장 큰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자신만의 목표와 계획을 갖고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컴퓨터학부의 학우들을 만나보니 컴퓨터학부의 미래가 앞으로도 밝을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 컴퓨터학부의 학우분들도 각자의 연말 정산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사 작성 : 김재민 기자(n-kjm1123@nate.com)
사진 촬영 : 변기범 국장(fun6iver@naver.com)
편집 : 변기범 국장(fun6iv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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