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글로벌 SW공모대전’에서 미래부장관상을 수상한 'DOWELL'팀의 숭실대 재학생인 윤재석 학우와 김기범 학우를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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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정한 모습의 윤재석 학우(왼쪽)와 김기범 학우(오른쪽) |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윤재석(이하 재석) : 안녕하세요. 컴퓨터학부 07학번 윤재석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고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컴타임즈에서 취재하셨던 GDG SSU 운영자로도 활동했습니다.
김기범(이하 기범) : 저는 컴퓨터학부 07학번 김기범이라고 합니다. 재석 친구와 마찬가지로 졸업 준비반으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고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두 분께서 ‘제26회 글로벌 SW공모대전’에서 미래부장관상을 수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대회인가요?
재석 : 이곳저곳에서 여러 소프트웨어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작품들이 많아요. 이런 작품들을 발굴하고 그에 따른 시상도 하면서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글로벌 SW공모대전’입니다.
기범 : 제가 알고 있기로는 ‘글로벌 SW공모대전’이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이고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녀서 다른 공모전보다 더 권위 있는 대회입니다. 예전에는 다른 이름의 대회였는데 몇 년 전부터 글로벌 SW공모대전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낯설어 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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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윤재석 학우 |
Q. 두 분은 어떤 인연으로 함께 팀을 구성하게 되었나요?
재석 :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 활동을 하던 중에 어떠한 계기로 인해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자연스레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팀을 꾸려야 하는데 아무래도 사용자 측면을 고려하다 보니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에 걸맞은 사람이 바로 김기범이라는 친구였죠. 그래서 제가 이 프로젝트를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팀이 완성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수상작을 개발하게 된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재석 : 서울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 중인 지인이 제게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그때 이미 아이디어는 구체화 되어있는 상태였고 개발을 위한 팀원이 필요한 때였죠. 처음에 저는 장애인들이 과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어 할까하는 의구심에 프로젝트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장애인들은 스마트폰을 무척이나 쓰고 싶어 하고 자신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인지할 때 비로소 자신이 장애인임을 깨닫는다’는 말을 듣고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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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기범 학우 |
Q. 수상작인 ‘Dwell Clicker를 이용한 지체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컨트롤 솔루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기범 : 이 프로젝트는 손을 못 움직인다거나 전신마비로 인해 목 위로만 움직일 수 있는 상지운동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상지운동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은 PC를 사용할 때 머리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헤드 마우스나 혀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인테그라 마우스 등을 이용하더라고요. 그 점에서 착안하여 그분들이 PC를 사용할 때 이용하는 기구를 스마트폰에 연동시키면 더 많은 장애인분들이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고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여러 종류의 입력장치를 OTG 케이블을 통해 스마트폰에 연결시켜서 그 장치로 스마트폰을 컨트롤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스마트기기에서만 가능한 줌 인/줌 아웃, 드래그, 스와핑 기능들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구현했습니다. 이 때 Dwell Clicker라는 것이 필요한데요. Dwell Clicker란 마우스 커서가 일정한 위치에 도달했을 때 움직임 없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클릭 이벤트가 발생하는 개념입니다. 이 방식을 바탕으로 장애인분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죠.
Q. 지체장애인을 위한 솔루션이라 개발 과정 중에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재석 : 저희가 지체장애인이 아니다 보니까 이렇게 만드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고 의구심만 들었어요. 그래서 그러한 의구심을 해결하기 위해 팀원 중 한 명이 국립재활원에 직접 인턴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검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국립재활원에서 장애인분들에게 저희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그분들이 사용하신 후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수정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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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WELL의 로고와 목표 |
Q.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재석 : 저는 어느 장애인분을 만났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 분과 이야기하며 피드백도 받아보기 위해서 만남을 가졌는데요. 그 분에게 저희 DOWELL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직접 보여드리니까 무척이나 사용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 분은 이미 헤드 마우스를 이용해서 컴퓨터를 사용하던 분이었는데 저희가 헤드 마우스에 스마트폰을 연결해드리자마자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더라고요. 저희가 전혀 설명 드리지 않았는데 말이죠. 스마트폰을 사용하실 때 그 분이 가장 처음 한 행동은 자신의 아내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은 ‘처음으로 아내한테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어본다’며 웃으셨어요. 지금 다시 그 순간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기범 : 저는 저희 프로젝트를 도와주시는 서울대 이상묵 교수님을 처음 뵈었을 때가 기억나요. 이상묵 교수님께서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전신마비가 되어 목 위로만 움직일 수 있으신 분인데요. 교수님을 만나 뵙기 전까지는 과연 장애인들이 이 프로젝트를 필요로 할까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장비들을 장착하고 능숙하게 사용하시는 모습이 무척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저희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나도 딸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아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 행복하다’고도 말씀하셨어요. 그 계기로 저는 저희가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Q. 앞으로의 DOWELL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재석 : 프로젝트를 완성하긴 했지만 장애인분들에게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부족한 점들을 수정하여 보완하려고 합니다. 저희의 DOWELL 프로젝트는 모든 장애인분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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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DOWELL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
Q. 마지막으로 컴퓨터학부 학우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석 : 저는 예전에 맡았던 GDG SSU 운영자나 지금 하고 있는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 활동을 비롯하여 대학 생활 동안 굉장히 다양한 경험들을 했어요. 그 경험을 토대로 말씀을 드리자면 학우분들이 수업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수업 밖으로도 시선을 돌려보면 좋겠어요. 숭실대 IT대학은 다른 대학에 비해 외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토대가 굉장히 많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에요. 실제로 외부 활동을 통해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모전이나 ACM-ICPC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없는 대학이 생각보다 많아요. 우리 학교는 지원도 많고 제도도 잘 마련되어있으니 조금만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많이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조금 더 덧붙이자면 그런 도전을 시작할 때 저희가 정한 주제처럼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곳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기범 : 저는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저는 처음에 이 전공을 정말 싫어해서 전과나 편입을 준비할 생각도 했었어요. 군대에서 수능 응시 준비를 다시 했을 정도로요. 하지만 제대 후, ‘전공 공부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해본 적 있느냐?’는 한 선배의 질문에 저는 전공을 계속 피했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등하굣길마다 대중교통에서 전공 책을 읽으며 열심히 공부하고 특강의 과제를 통해 프로그램을 많이 짜보았어요. 그랬더니 자신감과 흥미가 생겼고 실력도 늘게 되었어요. 분명 전공이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우분들이 있으실 텐데 저도 전공을 피하려고 했던 한 사람으로서 전공 공부에 한번 최선을 다해보는 게 어떤가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기사 작성 : 이영은 기자(duddms3987@naver.com)
사진 촬영 : 변기범 국장(fun6iver@naver.com)
편집 : 김태호 편집팀장(powerxogh@hanmail.net)
석나영 미디어팀장(snyun6455@naver.com)
변기범 국장(fun6iv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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