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대학교 2, 3학년 이상의 재학생이라면 주변에서 이미 대외활동을 하고 있거나 혹은 이미 수차례 이상의 대외활동을 마친 학우분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요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대외활동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은 적이 없을 겁니다. 이런 인기를 반증하듯 해가 갈수록 많은 분야의 대외활동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학부를 비롯한 이공계열 대학생의 경우에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대외활동이 적을뿐더러 대부분 생각보다 진입의 벽이 높아 좌절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잘 모르는 분야의 활동은 애초에 지원할 생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컴퓨터학부 학우가 숭실대학교 최초로 한미학생회의(KASC) 한국대표단으로 선발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번 재학생 인터뷰에서는 자신감과 열정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컴퓨터학부 11학번 전혜원 학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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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실대 최초로 한미학생회의(KASC) 한국대표단으로 선발된 전혜원 학우(11) |
Q1. 한미학생회의(KASC)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A. 한미학생회의(KASC)는 쉽게 설명하자면 한국과 미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술회의라고 할 수 있어요. 한미 양국 대표단으로 선발된 한국학생 25명과 미국학생 25명이 한 달 동안 한미 관련 주제와 국제 이슈에 대해 심층적으로 토론하고 발표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돼요. 양국 대표단은 각 주제별로 토론을 하거나 강연,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학술적 활동을 진행함은 물론 역사적인 명소를 방문하거나 정부기관, 기업 등을 견학하는 등의 문화적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국제학생회의(ISC)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미 양국 학생의 주도로 직접 계획되고 운영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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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듀대학교 연구실 인턴 근무 중 RITA 로보틱스 학회 |
Q2. 어떤 계기로 참가하게 되신 건가요?
A. 제가 미국에 있는 퍼듀대학교에서 해외교육프로그램을 받고 있을 때였어요. 어느 날 우연히 숭실대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사항을 보게 됐는데 한미학생회의 한국대표단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있더라고요. 모집 공고에 나온 내용이 이공계열, 특히나 컴퓨터공학 분야와는 거의 관련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 전공과 관련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메리트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전 같았으면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수개월간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미국 대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동안 제가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왔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때 조금 더 시야가 넓어졌고 무엇이든지 다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 동안 배워왔던 컴퓨터공학과는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루고, 또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다양한 분야의 대학생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좀 더 넓은 시각과 관점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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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성김 주한 미국 대사와 함께 |
Q3. 준비과정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A. 쉽지는 않았어요. 서류 전형에서만 이력서, 추천서, 에세이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전부 영어로 작성해야하고 양식도 모두 미국식이었어요. 퍼듀대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미국에서 틈틈이 준비해야 했어요. 퍼듀대학교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에 서류 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서류 합격 후에는 스카이프로 영어면접을 보고 최종적으로 합격을 통보 받은 후에는 제가 선택했던 주제에 대해 페이퍼를 써서 냈어요. 이래저래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참가비였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참가비로 2,500달러(한화 약 260만원)를 내야 했는데 학생이 마련하기에는 작은 돈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KASC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ISC(국제학생컨퍼런스)에서는 일반적으로 펀드레이징을 통해서 후원 받기를 장려한다고 하더라구요. 외국 같은 경우에는 펀드레이징과 같은 형태로 대학원 진학이라든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누군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을 때 재단이나 공공기관, 학교 등을 통해서 후원을 받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부터 여러 공공기관, 학교 교수님들까지 후원을 부탁 드렸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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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
Q4. 한 달 동안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A. 일정이 생각보다 빠듯했어요. 하루 종일 일정이 가득했던 것 같아요. 이를 때는 아침 9시부터 늦을 때는 밤 9시, 10시까지 진행됐어요. 매일 일정의 시작과 끝나는 시간이 고정된 건 아니었지만 하루하루 바쁘게 움직였어요. 또 프로그램이 진행되던 4주 동안 강원도부터 서울, 제주도, 부산까지 총 4개 도시를 옮겨 다니면서 지냈어요. 도시마다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대학교가 있었거든요. 보통 Roundtable(원탁회의), 강연, 세미나 등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해당 지역에 있는 역사적인 명소를 답사하거나 공공기관, 기업 등으로 직접 견학을 가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 날 일정에 따라서 복장도 달리 신경을 써야 했어요. 평소 회의를 진행하거나 세미나를 할 때도 최소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어야 했고, 미국대사관에 가서 주한미국대사님을 뵙거나 국회의원님을 뵐 때는 모두 정장을 갖춰 입었어요. 이렇게 길고 바쁜 일정으로 다들 힘들었지만 또래의 대학생들이 같이 지내다 보니 일정을 마친 뒤에는 밤늦게까지 모여서 얘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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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진행중인 전혜원 학우와 김재민 기자 |
Q5.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나요?
A. 영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참가한 학생들의 어학 수준이 정말 높았어요. 대부분 참가자들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거나, 그 중에는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편하게 느끼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게 생각보다 부담이 많이 되더라고요. 퍼듀대학교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지냈을 때는 제가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영어로 대화하는 게 아무런 거리낌도 없었는데, 오히려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 앞에서 영어를 한다는 건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어렵더라고요. 특히나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문적인 내용의 토론을 많이 진행하다 보니 질문 한 번 하기도 어려웠어요. 그래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면 최대한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 같아요.
한 달 동안의 프로그램 중에 5-6명의 참가자를 선발해서 각자의 주제를 발표할 수 있는 Special Topic Presentation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이 프로그램이 제게는 스피킹에 대한 스스로의 벽을 깰 수 있는 기회라 생각이 들었고, 결국 잠까지 줄여가면서 틈틈이 준비했어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뭘까 고민하다가 로보틱스 프로젝트를 정리해서 발표했어요. 참가자 중에서 IT를 전공하는 학생이 저 말고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왕이면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말하고 싶었어요. 반응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제가 직접 신청해서 스스로에게 줬던 과제였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잘 마무리돼서 더 보람차고 좋았어요.
Q6. 활동을 통해 느꼈던 점이나 학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정말 대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꼭 찾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이래저래 방황을 하다가 남들보다 2년 늦게 대학교에 들어왔거든요. 일반적으로는 이런 경우에는 다들 서둘러 졸업해요. 하지만 저는 당장 시간에 쫓기거나 졸업에 급급하기보단 이렇게 주어진 상황 내에서 최대한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상황이 더 급박할수록 오히려 더 천천히 넓게 봐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내년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한 번 더 휴학을 할 생각이에요. 앞만 보고 달려가거나, 당장 해야만 하는 일에만 신경 쓰다 보면 다른 곳은 보기 힘들거든요. 그리고 이런 활동이라든가 어떤 형태를 통해서든 본인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도 한 번 부딪쳐 보고 직접 경험해보면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가진 강점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기사 작성 : 김재민 기자(n-kjm1123@nate.com)
사진 촬영 : 변기범 국장(fun6iver@naver.com)
편집 : 변기범 국장(fun6iver@naver.com)
http://www.comtimes.kr/news/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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