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여름 한민족 IT 봉사 센터에서 모집한 해외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 지역은 연변에 있는 연길시로 약 1달동안 봉사활동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컴퓨터학부 양승민 교수님을 지도교수님으로 해서 총 4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오후에는 장애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하고 저녁에는 장애인분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진행했다. 출발 전 우리는 원만한 교육을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 먼저 우리는 2명씩 나누어서 아동 교육자료와 성인 교육자료를 준비하였다. 어린이 교육자료는 전 기수의 도움으로 영어 회화 위주로 준비를 하였다. 평소 홈페이지 만들기와 포토샵을 배우고 싶어 하셨다는 어르신들을 위해 교육 기간을 고려해 HTML과 드림위버 교육을 준비하였다. 복습차원에서 우리가 만든 책 뒷부분에는 오피스 관련 자료들을 넣었다. 한민족 IT 봉사 센터장이신 미디어 학부 임영환 교수님께서는 우리가 교육을 할 사람들은 대화할 수 있는 조선족들이어서 중국에서 지내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무더위가 슬슬 시작되려는 여름날 양승민 교수님과 우리 일행은 연길(Yanji)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언제나 그렇듯 일상을 벗어나는 것은 나를 좀처럼 가만히 있질 못하게 하는 것 같다. 한국을 떠난 비행기는 2시간 정도가 지난 후 연길 국제 공항에 도착하였다. 입국수속을 하는 도중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라서 봉사활동이 허용이 안 된다는 얘기가 문득 뇌리를 스쳤다. 그리고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빔프로젝터를 가지고 공항 직원들이 태클은 건 것이다. 5분가량 따로 기다리다가 한국말이 가능한 조선족 직원을 통역 삼아 계속 얘기를 했다. 결국, 연변과기대 학생들과 같이 공부할 때 필요한 기계이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반드시 가지고 간다는 약속과 함께 우리는 무사히 연길공항을 빠져나올수 있었다. 드디어 공항 문이 열리고 연변장애인협회 회장님과 그리고 공부방 선생님, 연변대학 봉사자들이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차를 타고 우리의 숙소이자 봉사활동을 하게 될 장소인 연변장애인협회 사무실로 갔다. 말이 사무실이지 아파트 하나를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다. 아직 도로에 신호등이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중국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
| 아이들과 함께한 동물원 체험 학습 |
한국 학생 4명과 공부방 선생님 향매, 연변대학 봉사자 문성이와 연화. 이렇게 총 7명의 청년이 학생들의 교육을 맡았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이들은 매우 수줍어하기도 하고, 부끄러움도 많이 탔다. 선생님들이 많아서 학생과의 1:1 수업이 가능했다. 아무리 대화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엄연히 중국이고, 문화적인 차이 이로 인해 조선어 및 한문 같은 경우에는 조선족 학생들만이 가르칠 수가 있었다. IT 학부생만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수학에 많은 자신감이 있었고, 초등학생들이 하는 영어라는 단순한 생각에 영어 역시 가르치는 것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수학적인 용어가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고(부피를 연변에서는 입방체라고 한다.), 또한 수준 역시 한국의 중학교에 버금가는 어려운 난이도였다. 그리고 아이들의 영어 문법수준은 생각보다 뛰어나서 처음부터 우리를 긴장하게 하였다.
우리는 공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1주일에 한번씩 야외 수업을 가졌다. 총 3주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스케이트장, 동물원 등으로 나가서 야외수업을 하였다. 생각보다 아이들의 반응은 좋았고 특히 공부하는것을 무엇보다도 싫어 하는 ‘중원이’는 야외수업하는 날에는 제일 일찍, 가방에 먹을것 가득히 넣어서 공부방에 도착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
| <빔프로젝트를 이용하여 홈페이지 만들기 교육 중 모습> |
아동 수업과는 별개로 우리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성인을 대상으로 홈페이지 제작 수업을 진행하였다. IT 학부 봉사자들 4명이 진행하였고, 공항을 나올 때 우리를 당황하게 한 빔프로젝터를 이용해서 수업을 하였다. 처음에는 홈페이지 만들기에 대한 개념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HTML 위주의 수업을 진행했다. 어르신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이 이 정도로 대단한줄 몰랐다. 내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셨다. 한 명이 수업을 하면 남은 세 명은 중간 중간에서 놓친 부분을 그분들께 가르쳐 드렸다. HTML에 대한 기본적인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드림위버 프로그램을 이용한 기본적인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방법들을 알려 드렸다. HTML에서 코드를 써가면서 어렵게 만들었던 것들이 드림위버를 이용해서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생각보다 쉽게 수업을 따라 오셨던 것 같다. 우리는 홈페이지를 계정하는 법, 게시판을 올리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수업을 끝마쳤다.
교육은 평일에만 이루어졌다. 주말은 우리들의 자유 시간이었다. 우리는 그중 하루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가기로 하였다. 출발하기 전날에 비가 정말 많이 와서 걱정이 됬었지만 거짓말 같게도 출발 당일엔 날씨가 좋았다. 백두산까지 가는 시간은 5시간 정도로 숭실대에서 해운대까지 하루 당일치기로 다녀왔다는 생각을 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밭에 다시 한 번 중국의 방대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새벽 6시에 출발한 버스는 11시쯤이 되어 장백산이라고 크게 적힌 백두산 입구에 도착하였다. 입구는 이미 백두산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백두산에 올라가는 코스는 걸어서 올라가는 코스와 짚차를 이용한 코스가 있다. 걸어서 올라가는 코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천지의 물을 직접 만져볼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짚차를 이용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올라갈 수 있는 반면에 짚차 비용이 들고 천지는 그저 눈으로만 확인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다. 우리는 걸어서 올라가려고 했지만 전날 폭우가 내려서 산사태가 일어 났다고 하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짚차를 이용해서 백두산 천지에 올라갔다.
“ 와 ”
정말 감동이라는 말은 백두산 천지를 보고 나서 하는 말인 것 같다. 천지를 보는 순간 신이 커다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1년에 며칠밖에 볼 수 없다는 백두산 천지를 우리는 정말 운이 좋게 볼 수가 있었다.
 |
| <인상적이었던 백두산 천지에서 친구들과 함께> |
조선족 친구들에게 배운 중국어 문장들이 익숙해 질 때 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때가 왔다. 처음 우리가 중국에 왔던 목적을 생각해 보았다. 봉사활동을 하러와서 피해만 끼친건 아닌지, 우리가 가르쳐 드린게 잘 전달이 됐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지나고나니 남는건 아쉬움과 후회 뿐이었다. 좀 더 준비를 못한 점, 좀 더 가르쳐 드리지 못한 점 등등 우리가 조금만더 신경을 썻더라면 더 잘할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직까지 머릿속에서 맴맴 돌고 있다. 적은 인원의 봉사활동이었지만 다른 그어떤 대규모 봉사활동보다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다음에도 IT학부의 선 후배님들께서 많이 지원하셔서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출처 : 컴퓨터학부 04학번 김태익 (taeikee@nate.com)
편집 : 김빛나 기자(aumi0214@hanmail.net)
http://www.comtimes.kr/news/55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