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 학생들을 이끄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있을까요? 숭실대학교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순위에서 2009년 42위, 2010년 32위를 거쳐 2011년 22위까지 뛰어올랐습니다. 급변하는 세계화의 시대에 발맞춰 교육기반을 다지고 있는 숭실대학교 교무처의 김종훈 동문을 만나보았습니다.
 |
| 숭실대학교 전자계산학과 75학번 김종훈 동문. |
Q1. 컴타임즈 독자들에게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숭실대학교 75학번 공과대학 전자계산학과 졸업생입니다. 숭실대학교에서 만 30년간 근무해오다 2010년도에 진급을 해서 교무부처장을 맡고 있으며 전국 학생행정관리자협의회 회장직에 임하고 있습니다.
Q2. 교무처 부처장이라는 쉽지 않은 자리를 맡게 되셨는데, 어떻게 지금의 자리를 맡으시게 되셨나요?
A. 졸업 후 서울시청 전산실에 첫 직장을 잡게 되어서 공무원으로 들어갔어요. 7급 공무원의 신분으로 중앙에서 제어하는 교통신호체계를 맡아 근무했어요. 교통흐름을 제어하는 업무라서 하루를 야간까지 근무하고 하루를 쉬는 일이었어요. 그런 일을 10개월 정도 하다가 힘이 부쳐서 학교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82년도 4월에 학교에 입사하여 도서관 전산을 맡게 되었어요. 그 때 당시만 해도 컴퓨터전공의 대학을 나오면 어디든 자리가 있었는데, 서울시청에서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왜 학교에 왔냐고 이철희 교수님께 야단도 많이 맞았었어요.(웃음) 학교 총무과 등에서 행정업무를 맡아 만 30년간 근무해왔습니다. 주로 총무과, 학생과, 비서실, 특수대학원 등등을 역임하다 지금의 교무처 부처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Q3. 현재 일하고 계시는 숭실대학교 교무처는 어떤 부서이며 주로 어떠한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A. 교무처는 입학처에서 뽑은 학생들을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가르치고, 관리하고, 학점관리부터 졸업까지 모두를 담당하는 부서에요. 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수들을 뽑는 교무팀, 등록과 휴학, 졸업을 관리하는 학적팀, 수업 전반을 관리하는 수업팀, 그리고 교직팀과 교육개발센터, 공학교육혁신센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학생의 시선에서 좋은 수업, 좋은 교수진을 꾸리기 위하여 다방면의 업무를 맡고 있어요.
Q4. 교직원에 관심이 있는 재학생들이 관련 분야로 진출하려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까요?
A. 저는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PR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봉사를 실천하는 희생정신이라던가, 해외 인턴십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교직원은 정년이 보장이 되어있는 공채다 보니 굉장히 인기가 많아요. 석사, 박사들도 지원을 해서 일일이 면접보기가 힘들 정도에요. 거의 2-300: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니 교직원에 관심이 있다면 과감히 지원할 수 있는 도전정신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Q5. 컴퓨터학부 학부생 시절의 이야기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아무래도 전산과 출신이다 보니 전산과 선후배들에게 정이 많이 가요.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학교 축제가 생각이 많이 나요. 축제날이면 학교가 휴강을 했었어요. 강의실마다 이벤트가 열렸고 축구대회, 농구대회, 배구대회 등을 한 달 전부터 예선을 해서 20여개 학과가 준결승, 결승전을 실시했었어요. 그때는 규모도 컸고, 거의 과 대항전 수준으로 교수님들도 응원을 왔었어요. 교수님들과 사이가 각별해서 졸업할 때 사은혜를 했던 게 기억이 나요. 교수님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셔서 고맙다는 의례를 하는 행사인데, 옛날의 그런 추억과 같은 제도를 요즘 학생들이 부흥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군복무는 ROTC로 했는데 새벽 6시에 일어나 동물처럼 훈련했던 기억이 나요. 4학년 선배들이 시켜서 3학년 때도 훈련과 얼차려를 받았어요. 길거리를 다니면 선임과 마주치고, 선임을 마주치면 경례를 꼭 해야 해서 길거리도 잘 돌아다니지 않았어요.(웃음)
졸업여행을 가서는 한라산에 올랐는데, 등산 중에 손을 받쳐서 교수님이 발을 돋움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도 하면서 함께 정상에 올랐던 기억도 나네요.
 |
| 김종훈 동문과 컴타임즈 기자. |
Q6. 숭실대학교 교무처의 자랑거리라던가,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학생들은 잘 알겠지만 예전엔 수강신청 때마다 학교 서버가 마비가 돼서 문제 개선이 시급했어요.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강의 수를 늘리고, 강사를 늘리고, 실험 실습실을 늘려야 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취업전쟁의 시대에 맞춰 교과과정을 다변화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과목을 찾아 증설하였고, 그 외 새로운 강좌도 계속 증설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와인 문화의 이해’라던가 ‘20대를 위한 심리학’, ‘조직과 리더십’ 등의 과목과 Pass/fail 과목, 자격증 취득 과목, 인터넷 강의 등이 그 대상에 포함되어 매학기 증설되었고 강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과목들입니다.
Selc 강의부분을 보면 인터넷 강의 강좌 수 및 수용인원이 우리 학교가 타 학교에 비하여 가장 많습니다. 콩나물 시루처럼 강의를 듣느라 힘들었던 수강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제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어요. 또한 예전에는 1학기에 3학점, 졸업할 때까지 18학점의 온라인강의만 가능했는데, 그것도 학생입장에서 생각하다보니 졸업할 때까지 18학점을 수강 가능하도록 만들었어요. 자기주도적학습, 토론법, 섬김과리더십, 성서2 등 1학점 과목 총 4학점을 제외하고 14학점을 인터넷강의로 수강가능하게 하여 인턴활동을 할 경우 편리하게 수강 가능하도록 만들었어요.
ACA포토샵과정과 같은 과목도 인기가 있는 과목 중 하나인데, 이와 같은 과목의 경우 추후에는 온라인으로도 강의를 실시하도록 하여 격주로 오프라인 강의를 실시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여 격주로 하게 되면 같은 비용으로 두 배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으니 절약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 7+1프로그램 (인도리빙워터스쿨) |
요즘 학생들은 인턴이나 교환학생을 많이들 가요.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제가 만든 제도 중에 7+1제도가 있어요. 해외연수나 인턴십을 가게 되면 그것을 학점으로 인정을 해주는 제도입니다. 학생들이 4년만에 충분히 졸업할 수 있는데 어학연수나 그런 활동 때문에 휴학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점인정을 해줍니다. 플랜트 전문인력 양성과정과 같은 곳에 들어가게 되면 필요한 지원도 받고 해외인턴도 갈 수 있는데 제도를 잘 몰라서 1년을 늦게 졸업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그런 제도를 많이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실시되는 7+1제도중에 인도 리빙워터스쿨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인도의 어느 지역에 우리학교가 가서 '숭실 리빙워터스쿨'이라는 초등학교를 설립했습니다. 그곳의 인도 어린이 대부분이 학교를 그곳으로 들어가는데, 2~3Km되는 지역에서 부모님들이 차로 픽업하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곳에 숭실대학교 학생이 가서 3개월 동안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산수를 가르쳐주고 보조 역할을 해주면서 자기희생정신도 쌓아가는 제도가 바로 인도 리빙스쿨이에요. 봉사점수도 나오고 12학점이 인정돼요. 전공 학점으로 인정해주기도 해요.
졸업 시 수여하는 학과우등상이라는 것이 있어요. 예전엔 학과에 꼭 1명씩 수여되었는데, 소규모 학과의 경우 졸업생이 20명인 반면 컴퓨터학부는 200명이라서 한 명만 주기엔 형평성이 맞질 않았어요. 그래서 작년부터는 졸업생의 5%를 주는 것으로 바꾸었어요. 학위수여식 때 5%의 우등생들에게 식장에서 상을 시상하지요. 이 제도를 실시한 후에는 학위수여식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서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학교를 위해서, 학생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면서 직원들과 타 대학의 사례를 수집하며 노력을 많이 해왔어요.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제도개선을 거듭해왔기 때문에 타 대학보다 학사행정 쪽은 낫다고 자부하고 있어요. 2006년 11월에 전국대학교 학사행정관리자 협의회 회장을 맡았는데 보통 1~2년 정도면 끝나는 일을 연임을 두 번 하여 6년째 맡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학교의 제도 개선이 타 대학에 비하여 나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Q7.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졸업생으로서 현재 교무처 부처장으로서의 업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첫 번째는 예산을 학생들을 위한 강의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에요. 보통 한 강의실에 50~60명씩 강의를 하는데 보통 한 강좌에 몇 백 만원의 적잖은 예산이 들어요. 그러다보니 분반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한 강의실에 많은 인원을 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등록금 2~3%밖에 내려놓지 않고 학생들이 얻는 것은 더 적어지는 것에 대해 얘기가 많아요. 그래서 다른 대안을 찾아보다가 인터넷강의를 증설하게 됐어요. 인터넷강의 수를 늘리면 절약이 되다보니 절약된 돈으로 소규모 강의가 더 많이 증설됩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논의할 것이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가면서 최대한 학생들을 초점으로 맞춰 해결하며 나아갈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재수강을 하는 학생들에 관한 어려움이에요. 교양선택 과목 중에 중국어가 있는데, 그 과목의 초급반을 중국유학을 다녀온 인원이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국유학생들이 넘쳐서 재수강을 하는 학생들조차 높은 학점을 못 받는 경우도 생겨요. 테니스도 잘 치는 사람들이 기초테니스를 배우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 사람들이 많다보니 C, D학점을 받는 학생들이 많이 생기고, 그 학생들은 재수강을 듣게 돼요. 재수강 반을 위하여 버려지는 돈만해도 1년에 몇 십 억이 돼요. 그래서 학생들과 행정처가 싸우는 경우가 많았었어요. 양 측의 입장이 서로 부딪히기만 하다 보니 안 좋은 일도 많이 생겼었어요. 그래서 제가 부임한 뒤로는 학생들이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요즘엔 학생들도 고객이다 하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키우고 있습니다. 고객지원센터도 생기고, 학생을 우선으로 하는 제도개선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생 만족도가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
| 김종훈 동문과 컴타임즈 기자 본인. |
Q8. 앞으로 이루고 싶으신 목표나 교무처 발전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교과과정에서 학생편의를 위한 부분을 더욱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요즘 같은 스마트시대에 교과과정도 스마트 분야로 가야할 것일 텐데요. 예전의 큰 기자재를 지금까지 사용할 수는 없으니, 전공분야에 관한 교과과정도 새로운 기술을 적용시켜서 준비하고 싶어요. 그에 맞게끔 교수님들도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을 하고 준비를 해야 되지 않는가 싶어요.
나만의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학교를 위해서 봉사를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기여를 하면서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하게 되면 학생들에게 베풀고도 싶어요.
Q9. 마지막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후배들과 컴타임즈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우선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괜찮겠지, 괜찮겠지 해놓고는 후회할 행동을 많이 하는데, 기초가 없으면 계속 따라갈 수가 없어요. 학생들이 전공 과목에 취미를 잃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졸업하고 후회를 하면 늦게 되니 대학교 4년 동안은 매우 힘들게 생활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꿈에서 졸업을 못하는 꿈, 수업시간에 지각하는 꿈을 꾸기도 해요.(웃음) 그러니 전공과목에 우선 충실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진 및 작성: 권태헌 기자(kwontaeheon@gmail.com)
편집 : 컴타임즈 편집국(plove0202@naver.com)
http://www.comtimes.kr/news/461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