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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준경 교수님과 재학생 그리고 컴타임즈 기자가 함께 |
"2010년 9월에 숭실대학교에 부임했습니다. 학위는 서울대학교에서 마쳤고, 전공은 컴퓨터 그래픽스입니다. 최근에는 뇌공학을 하고 있습니다. 학위를 마친 뒤에는 미국 유타대학교(University of Utah)에서 3년 동안 포스닥(Post doc, 박사 후 과정)을 했습니다. 포스닥을 마친 뒤에는 카이스트 전산과에 있다가, 숭실대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4학기, 딱 2년째네요."
"유학 시절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재민)"
제가 있던 유타대학교가 있는 솔트레이크 시티는 동계올림픽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학교에서 20분이면 슬로프가 150 여개가 넘는 스키장에 갈 수 있었습니다. 전 스키를 좋아하니 시간이 남을 때면 항상 스키를 탔지요.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거의 반 년을 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갔습니다. 결국 강사 자격증까지 땄지요. (웃음)
그리고 유학 시절에 결혼을 했어요. 미국에서 와이프를 처음 만났습니다. 처음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서 이야기를 한참 하다보니 제 고향이 대구인데, 그 친구도 고향이 대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 뭔가 서로 잘 맞는게 있겠구나 싶었지요. 근데 또 계속 얘기하다보니 그 친구와 제가 500m 거리에서 20년 넘게 살아왔더라구요. 생각을 해보니, 동네에서 많이 만났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나름대로 운명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같이 스키 많이 타셨겠어요. (유준)"
마침 스키를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내가 스키 강사 자격증을 가진 게 정말 천운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자주 만나게 되었지요. 연애 초반에는 뭔가 같이 할 수 있는게 있어야 하잖아요. 서로 자주 만날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답니다. 굉장히 중요한 팁이에요. 왜냐면 다들 관심이 있는 곳이니까.(웃음)
또 같이 라켓볼을 치곤 했어요. 운동을 많이 하면서 친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스키는 저에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미국에서의 3년 동안은 그렇게 보냈던 것 같아요.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 (재민)"
그때 논문도 많이 쓰고 해야하는데.. 연애하고 결혼을 했지요. 인생에서 전체적으로 봤을 땐 정말 좋았던 시기라고 봐요. 평생의 동반자를 만났으니까요. 그 전에는 그런 시기가 없었는데, 굉장히 귀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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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유타대학교의 풍경 |
"미국에서 돌아오신 후에는요? (수경)"
카이스트에 1년 반 정도 있다가, 숭실대학교로 오게 됐어요. 카이스트에 있을 때는 주말부부를 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다보니 주말부부를 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지금은 서대문쪽에서 살고 있어요. 요즘은 다른 것보다 가족들과 같이 있으니 좋은 것 같아요. 아기가 이제 25개월 됐는데, 지금이 전성기같아요. 너무 귀엽고 예쁘답니다.
"와! 네 살까지가 제일 귀엽다고 하던데.. (윤정)"
근데 이미 너무 말을 잘해버려서. 거짓말도 하고...(웃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어요. 보통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집에서 밥 많이 먹고 오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얘가 "아니야 아니야. 선생님이 밥 많이 안 먹고 와도 된다고 했어" 라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아니야. 선생님이 아빠한테는 밥 많이 먹고 오라고 했어." 라고 하니, "아니야. 선생님이 나한테는 밥 안 먹고 와도 된다고 했어." 라고 하더군요. (웃음) 이 정도로 애가 말을 잘해요. 이렇게 요즘은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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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준경 교수님 |
"교수님 전공 분야에 대한 소개도 해주세요. (윤정)"
컴퓨터 그래픽스입니다. 아직 잘 모르시죠? 작년에 커리큘럼이 생겼답니다. 그래픽스는 게임, 영상처리, 애니메이션, 영화 CG 등을 모두 다루는 학문이에요. 컴퓨터공학의 다른 학문과는 다르게, 실제 눈에 보이는 것을 다루고 있어요. 그래서 핵심적으로는 현실 세계에 있는 3차원 세계의 장면들을 컴퓨터로 얼마나 사실적으로, 빨리 재현해 내는가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학부 3학년 때부터 그래픽스를 하고 싶었고, 결국 학위도 그래픽스로 받게 되었습니다. 유타대학교에 있으면서 최근에 하고 있는 뇌공학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스를 기본으로, 뇌공학에 응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한국에 와선 직접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픽스 분야의 향후 전망은 어떤가요? (수경)"
결국 전망이라는 건, 앞으로 사람이 돈을 어디에 쓰냐 라는 곳에서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첫 번째로 건강에 돈을 쓰겠지요. 그 다음은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많이 발전했지만 앞으로도 발전하리라 생각해요. 그 핵심이 영화, 게임 산업 등에 쓰이는 컴퓨터 그래픽스라고 생각하구요. 가상 현실, 증강 현실도 모두 그래픽스거든요.
최근에 하고 있는 뇌공학도 많이 발전할 거에요. 의학 전공자들이 우리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의 능력을 필요로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조합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왜냐하면 컴퓨터공학의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뇌공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컴퓨터공학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컴퓨터공학을 배워서 그대로 컴퓨터공학에 사용해도 좋기는 하지만, 우리가 배운 지식을 새로운 신산업에 응용하고 융합했을 때 많은 가치가 창출되거든요. 보통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에 물고기가 많잖아요. 두 분야가 만나는 경계 부분에 할 게 많아요.
"뇌공학이라는 건 어떤 학문인가요? 뇌의 뉴런같은 걸 연구하시나요? (유준)"
뇌공학도 분야가 많이 넓은데요. 예를 들면, MRI를 찍으면 영상이 나오는데 그걸로 사람의 뇌를 3차원으로 모델링합니다. 보통 정상인의 뇌는 굉장히 팡팡합니다. 하지만 치매에 걸리면 특정 부위가 수축되서 간격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모델링 결과를 통해 특정한 패턴을 찾아서, 치매 걸릴 확률이 몇 프로다.. 라고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목표는 조기진단입니다. 얼마나 빠른 시점에 발병 확률을 계산할 수 있는가. 근데 아직은 많이 어렵지요. 패턴인식이 중요합니다. 3차원 물체의 형상을 분석하는 알고리즘. 이렇게 컴퓨터 그래픽스를 전공하면서 공부했던 것들을 뇌공학에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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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그래픽스와 뇌 공학 연구의 융합 |
"말씀을 들어보면, 다른 사람이 걷고 있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단 다른 길로 도전해서 가치를 만드시는 것 같아요. 저번 학기 창의적 공학설계 수업을 통해서 보람을 느끼신 점이 있나요? (유준)"
키넥트 SDK가 작년 7월에 처음으로 배포됐어요. 9월에 학기가 시작했으니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지요. 처음에 창의적 공학설계 과목을 맡고, 학생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고, 창의성을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뭘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키넥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걸 해야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재밌고, 재밌는 걸 해야 즐길 수 있잖아요. 학생들도 너무 주어진 틀 안에서만 배우려고 하는 것보다, 배운 지식을 어떻게 적용시켜볼까..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또 궁금한 게 있나요? (교수님)"
"아니요.. 너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윤정)"
"윤정아.. 왜 벌써 끝내려고 그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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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준경 교수님 |
"취미가 따로 있으신가요? 전에 일렉기타를 배우신다고 하시던데.. (석현)"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어요. 2명 정도 과외를 해줄 수 있다고 했는데. 한 명은 이야기하다보니 통기타였고, 한 명은 시간이 안되서 아직 못하고 있네요. 그래서 하라오름에 들어갈까 싶었지요. (웃음) 저기 앞에 신입생 모집한다고 붙어있더라구요. 한번 들어가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럼 안되겠죠? (웃음) 그리고 뭔가 라켓을 들고 하는 운동을 좋아해요.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코엔 형제의 영화를 좋아해요. (각각 '다크 나이트(2008)'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의 감독') 학생들에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코엔 형제가 만든 '시리어스맨'이라는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어요. 주인공이 물리학과 교수인데, 이 사람이 매사에 시리어스해요. 모든 걸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사람이지요. 주인공이 굉장히 시리어스하게 살지만, 이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몇 가지 요소는 오히려 굉장히 랜덤한 곳에서 온다는 거에요. 인생의 많은 철학이 담겨 있어요. 좋아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고, 그 다음은 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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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엔 형제의 '시리어스맨(2009)' |
"학부생들을 보며 느끼는 점이나, 학부생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요? (윤정)"
요즘은 낭만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철학과 낭만이 있으면 좋은데 요즘은 너무 삭막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아쉬워요. 그리고 바라는 점은 뭐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대충해서는 아무 것도 없을 수 없습니다. 열심히 하다가 또 사람이 변할 수도 있어요. 아니다 싶으면 또 그 당시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걸 하면 되요. 20대 때는 꿈이 몇 번 바뀌어도 상관없어요. 꿈이 없는게 문제지요. 한 번 승부를 걸어보세요.
사진 출처 : http://images.utah.edu/uploads/view (유타대학교)
사진 출처 : http://cgna.ssu.ac.kr/
사진 출처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9984
작성 : 김재민 기자(n-kjm1123@nate.com)
사진 : 배석현 기자(bus1029@gmail.com)
편집 : 컴타임즈 편집국(plove0202@naver.com)
http://www.comtimes.kr/news/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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