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일, 정보과학관에서 이준호 교수의 특별한 강연이 있었다. 현재 NHN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준호 교수는 약 10년 동안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또한 '이준호 장학금'을 통해 컴퓨터학부 학우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으며, 10억 원의 발전기금을 컴퓨터학부에 기부하기도 하였다.
“안녕하세요. 약 8년 만에 이 자리에 서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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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중인 이준호 교수 |
1. 소프트웨어 산업의 전망은?
· 전통적 소프트웨어 산업
우리가 취직할 때에는 산업의 규모가 크고 사람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을 선호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취직하기가 어려울 테니 말이다. 기존의 전통적 소프트웨어 산업인 기업용 SI나 제품 내장용 쪽은 시장이 작다. 그래서 결과가 좋으면 개발자가 아닌 영업자, 판매원이 조명을 받는다. 패키지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것이 별로 없다. 윈도우, DBMS, 오라클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보면 취직을 하고도 살아남기가 어려운데 시대가 바뀌고 있다.
· 온라인 서비스 기업의 성장
현재 온라인 게임, 검색, 쇼핑 등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특히 넥슨같은 게임 시장이 많이 성장했다. 이쪽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개발자 출신이 대부분이다. 검색 엔진 쪽에서는 네이버가 70%, 다음이 20%, 네이트 8%, 구글 2%를 차지하고 있으며 네이버의 창업자와 네이트 개발자 모두 전산학과 출신이다. 온라인 쇼핑의 규모도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전 산업에서 소프트웨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
애플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통합하고 디자인 및 앱스토어 서비스까지 연결시키면서 경계가 완전히 무너졌다. 소프트웨어나 앱이 없으면 휴대폰, 태블릿PC가 더 이상 팔릴 수 없다.
· 모바일 서비스 시장의 급성장
피쳐폰이 점점 없어지면서 앱스토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시장 진열대에 V3같은 패키지를 한 개 올리는 데에 10억이 필요하다. 물류비용, 마케팅비용 등 필요한 자본이 많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나아가기가 어렵다. 그러나 개발비만 있으면 만들어진 앱을 앱스토어에 띄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며, 유통이 간단하고 쉬워진다. 개발자들끼리만 모여서 창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비용이 없어서 앱을 판매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도래
요새 우리의 집에는 거의 다 컴퓨터가 있는데 이제 모든 컴퓨터는 전부 한 곳에 모이게 될 것이다. 그 대신 우리가 갖고 다니는 단말기(휴대폰, 태블릿PC 등)를 언제, 어디서나 쓸 수가 있다. 이로 인하여 소프트웨어의 유통은 쉬워지고 어떤 device이던 간에 그 자리에서 소프트웨어의 다운과 사용이 가능하다.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장이며 더욱 성장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대한민국의 시장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루는 시장이 얼마나 더 성장하느냐가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
2.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은?
2009-2011년의 소프트웨어 인력 구인 대비 미충원은 23-26%이다. 따라서 계속해서 열심히 프로그래밍 연습을 한다면 취업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미대나 전산학과를 졸업할 경우 전공을 일치시켜서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으며, 전공불문에도 지원이 가능하다. 전산학과 전공일치 분야에 지원을 한다는 것은 개발능력을 평가받는다는 이야기인데 전공불문 분야에는 당연히 전산학과 학생들도 지원이 가능하므로 두 분야에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취업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이다. 소프트웨어 전공자의 취업률은 70%이며 전공 일치율은 71% 정도 된다.
3.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진로는?
위의 도표를 보면, 기술 임원은 개발자만 될 수 있고, 개발자는 사업 임원도 될 수 있다. 전산 전공자는 기술/개발 직에 주로 분포되어 있지만 관리직, 경영 지원 등 여러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으로 전공 불문자보다 발전 방향이 넓다고 볼 수 있다. 핵심은 전산학과 학생들이 전공불문 학생들보다 취업 및 승진의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웹 프로그래밍 개발자의 경우, 프로그래밍의 난이도는 10년차 개발자와 15년차 개발자 사이에 차이가 별로 없다. 따라서 연봉도 비싸고 체력도 상대적으로 낮은 15년차 개발자보다 10년차 개발자가 고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개발 쪽은 세부 전공 지식이 많을수록 좋다. 검색을 잘하는 사람, 언어 처리(번역 등)를 잘하는 사람, 이렇게 세부적인 분야로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럴 때에는 석사, 박사 학위가 중요하게 고려된다.
조직을 관리할 때에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즉 대화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대체로 전산 전공자들은 소통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말과 행동은 뜻을 전달하는 수단에 불과하지만 말과 행동이 적절치 못하면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가 없다. 임원이나 관리자를 꿈꾸는 학생들은 소통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해도는 사업의 기본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지만, 기획에 있어서는 기술을 잠시 놓아두고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4. 실무에서 멀어져 가는 커리큘럼
최근 컴퓨터학부의 전공 기초 과목인 프로그래밍 이론, 알고리즘 등의 교과목 비중은 10-25%에 불과하다. 전공 교과목의 직무 매칭 정도는 65.7%에 달하는데 말이다. 실무와 관련된 전공과목들이 더 많이 커리큘럼에 맞게 잘 짜인다면 학생들이 취직하여 일할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기업 측에서도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Run." 머리로 알고리즘을 짜며 두통을 호소하지 말고 직접 실행해보면서 실제 기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준호 교수가 전한 문구이다. 자신을 프로그래밍하기 전에 앞서 컴퓨터로 프로그래밍 하라는 그의 말에서 전산 전공자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또한 오픈소스를 기초로 열심히 공부하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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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호 강의실 앞. 왼쪽부터 이수원, 최재영, 김병기, 이준호, 양승민, 나현숙 교수 |
이준호 교수는 현재 NHN에서 수많은 컴퓨터학부 졸업생들이 뛰어난 실력과 성실성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끝을 맺었다. NHN,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이 글을 읽어본다면 더 자신의 비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준호 교수의 모습에서 확실히 컴퓨터학부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었다.
작성 : 변지선(aaaaha@nate.com)
편집 : 컴타임즈 편집국(plove0202@naver.com)
http://www.comtimes.kr/news/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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