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재상 강의실과 김재상 동문 |
숭실대 정보과학관 2층을 사용하는 컴퓨터학부 학생들은 ‘김재상 강의실’이라는 글자를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이번 호 동문인터뷰에서는 그 강의실의 주인공인 75학번 김재상 동문을 만나보았다. 동문인터뷰를 하기 전, 인터뷰 날짜를 잡기 위해 김재상 동문에게 연락을 취했었다. 필자가 자신보다 한참은 어린 후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항상 통화를 할 때마다 먼저 “안녕하세요, 75학번 김재상입니다.” 라고 인사하는 사람이었다. 문자로 연락을 주고 받을 때도 항상 존댓말을 하며 “좋은 하루 되세요.” 라며 끝맺음을 했다. 뿐만 아니라, 김재상 동문은 인터뷰를 위해 강원도 원주로 향한 기자들을 위해 직접 픽업을 나오고, 자신의 큰 회사를 모두 직접 소개하고 구경시켜 주었다. 이런 대표이사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 중 이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를 보면서 우리 학교의 수업 중 하나인 섬김의 리더십이 떠올랐다. 진정으로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는 김재상 동문, 그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Q1. 안녕하세요, 이렇게 학교에서 자주 보던 강의실의 주인공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 드릴게요.
A. 저는 전산과 75학번 김재상 동문입니다. ROTC17기 소위로 임관 최전방 철책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한진그룹의 모기업인 ㈜한진에서 근무하다가 1985년에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세원 대표이사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Q2. 학교에 큰 액수의 장학금을 기부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런 결심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숭실대의 메신저를 구독하면서 모교에 발전을 위해 여러 동문들이 기부에 참여하는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 아내에게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모교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나도 모교의 발전을 위해서 1억 원을 기부했으면 하는데 당신은 어찌 생각해?’라고 했더니 곧 바로 ‘좋은 일에 쓰는데 당신 생각대로 하세요’라고 흔쾌히 동의를 해주었습니다. 그 후 2009년에 학교 발전 기금 1억 원을 기부 하기로 약정을 하고 올해 서야 완납을 했습니다.
Q3. 개교 114주년 기념식에서 과학 기술 대상을 수상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회가 어떠신가요?
A. 전국의 중소기업, 대학교,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2010년도 기술혁신대전에서 제가 자동차 엔진 부품인 오일필터 모듈을 중량 30% 줄여 배출가스를 감소시키고 연비를 향상시킨 친환경 오일필터 모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어요. 그 모듈로 유공자부문 최고의 영예인 ‘동탑산업훈장’을 2010년 9월에 수훈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게 돼 모교에서 저에게 자랑스러운 2011년도 ‘과학기술숭실대상’을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숭실대상’은 동문으로서 받는 가장 자랑스럽고 영예로운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느 상을 수상할 때 보다 더 기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받기에는 너무나 큰 상이라서 송구스럽기까지 합니다.
 |
| (주)세원 대표이사 75학번 김재상 동문 |
Q4. 현재 ㈜세원의 대표이사이신데 하고 계신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A. 우리 회사는 자동차 부품인 AIR INTAKE SYSTEM, OIL FILTER MOUDLE, FUEL FILTER SYSTEM을 생산하여 쌍용자동차, 지엠코리아, 르노삼성자동차, 기아자동차, 타타대우상용차, 볼보코리아, 현대중공업, 지엠홀덴, 현대모비스등 자동차사의 1차 협력업체로 16,500평방미터의 공장 규모에 년 330억 원의 매출의 중소기업이며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Dye – sensitized solar cell)의 소재 및 모듈 연구 개발에 집중 투자로 미래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5. IT 관련 분야를 전공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의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졸업과 임관을 앞두고 4학년 2학기에 한 과목이 학점 펑크로 ROTC단복을 벗고 하사관학교로 가야 하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생겼던 적이 있습니다. 과목 담당 교수님을 찾아가서 무릎을 꿇고 매달려 애원을 해봤지만 교수님은 나를 반드시 단복을 벗기겠다고 하셨죠. 저는 그 때 ‘교수님, 앞으로 전공한 전산으로 직업을 안 할 것이며 이 분야에도 얼씬거리지 않겠습니다. 임관만이라도 하게 해주세요.’ 라고 했지만 전혀 들어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 때 제 입으로 한 말이 씨가 되어 지금까지 IT분야가 아닌 기계공학분야가 전공같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은혜로 처음 개설된 WINTER SCHOOL에서 다른 과목으로 부족한 학점을 취득해 가까스로 같은 날에 졸업과 임관을 하게 됐습니다.
Q6. ㈜세원의 대표이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A. 저는 자동차부품 제조가 전공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더 노력해야만 했고 젊은 열정으로 모든 것을 실험해 보며 문제점은 개선하여 즉시 실행으로 옮기고는 했습니다. 92년도에 직원 성과급제 도입, 97년도에 생산부문 소사장제 운영, 97년도에 자재 매입대금의 현금 결제 실시, 98년도에 전사 목표인 영업이익 목표 초과 분에 대한 이익 분배제 도입, 2000년에 ERP시스템(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적용 등으로 IMF 당시 기아 및 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위기까지 대형 자동차 회사들이 휘청거리고 협력사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대우자동차의 부도로 그 당시 자금 압박을 받아 힘들었지만 숭실의 철학인 “진리와 봉사”인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신뢰. 책임. 공영”의 경영 철학과 원칙과 투명 경영으로 경쟁력은 더 높아졌고 이익률도 더 향상되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는 기업하는 이유는 사업을 통해 많은 제 소득의 십일조를 교회에 헌금을 하고 정부에 세금을 많이 납부하여 사회에 환원으로 기여 하고 또한, 모든 공장에 스피커를 통해 하나님 찬양을 방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기 위해서 입니다. 현재 ㈜세원은 제 고향인 강원도 원주시에 본사와 제1, 2공장과 중앙연구소 그리고 서울에 서울 연구소와 천안에 태양전지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84건의 특허를 보유하며 투명 경영으로 4번의 국세청장의 성실 납세자 표창과 품질부문 Single PPM(부품 100만개 중 불량 10개 미만)으로 2번의 대통령상 수상 그리고 동탑산업훈장까지 수훈했습니다.
 |
| (주)세원 대표이사 75학번 김재상 동문 |
Q7. 재학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재학시절에는 카리스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숭실대의 동아리인 물맷돌(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릴 때 사용한 돌)의 일원으로 그 당시 학교 근처에서 우리 학생들을 괴롭히던 불량배들을 소탕하는 일을 했어요. 언젠가는 장승배기근처 식당에서 우리 전산과 75학번들과 복학생들 그리고 교수님을 모시고 회식을 하는데 우리학과 동기 여학생을 희롱하는 동네 불량배들이 있었죠. 그래서 그들을 때려 눕히고 경찰 백차에 연행돼 노량진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학생처장님이 오셔서 저를 빼주셨던 일도 있었습니다. 모 교수님은 가끔 점심시간 후 첫 강의 시간에 잠을 깨우기 위해 저에게 에피소드를 얘기할 시간을 내 주신적도 있습니다. 공부는 ROTC에 입단 할 정도로만 했던 것 같습니다. 물맷돌 활동으로 찍혀서 ROTC 1년 차 때에는 다른 학과 2년 차 선배들한테 이유 없이 많이 얻어 맞기도 했고 ROTC훈련을 통해서 리더십을 배우면서 ‘앞으로 나는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하는 일 보다는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업을 하자’라고 일찌감치 기업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Q8. 마지막으로 컴타임즈를 보는 컴퓨터학부 후배들과 동문들께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A. 컴퓨터학부 재학생 후배들에게도 해당되지만 학교 당국에 당부 드리는 것은 모든 학과에 회계 재무제표 관련 커리큘럼을 개발해 숭실대생이라면 전공에 상관없이 누구나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분석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성적표라 할 수 있습니다. 악보를 못 보는 지휘자가 어떻게 지휘를 하겠습니까? 저는 사업을 시작 하기 전에 공부를 했고 준비해서 지금까지 매월 결산을 하고 재무제표를 작성합니다. 그러면 지금 회사가 처한 상황이 보이고 개선 해야 할 일이 보입니다. 그리고 계획한 이익 목표를 달성 하는 방법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당부 드리면 모든 학과에, 아니면 공과대학만이라도 특허 관련 커리큘럼을 개발해 특허 검색 및 분석, 출원 등 특허 실무에 능통한 엔지니어를 양성해야 합니다. MIT, 스탠포드. 버클리 같은 유수의 대학들은 오래 전부터 공학교육 과정에 특허 과목을 도입했습니다. 독일은 1995년부터 대학생의 창의력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 전국 주요 대학에 특허 강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나를 누군가의 선택에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나를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마냥 좋은 기운의 사람인 줄 알았다면 직접 인터뷰를 하고 나니 그의 새로운 면모도 많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신념이 확고하고 철두철미함과 동시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겸비한 김재상 동문, 김재상 강의실을 볼 때마다 그분만의 매력적인 향기가 느껴질 것 같다.
취재 및 작성 : 정혜인 기자(heynii.hi@gmail.com)
편집 : 컴타임즈 편집국(chicrebecca@gmail.com)
http://www.comtimes.kr/news/425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