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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9/17  김빛나
유럽과 아시아의 만남의 중심, 터키에서
김빛나 기자의 두번째 터키 여행기

 “터키는 한 발은 유럽에 다른 한 발은 아시아에 닿고 있다” 배낭 여행족의 교과서인 론니플래닛의 터키 소개글이다. 난 이 말처럼 터키에 대해 간결하고 정확하게 이야기 하는 문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스탄불 한가운데를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기준으로 동쪽은 아시아가 되고 서쪽은 유럽이 된다. 그래서 터키는 예로부터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로가 되어왔다. 국민의 99%가 이슬람교인 무슬림국가지만 동로마제국의 영토였기 때문에 곳곳엔 기독교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사람들의 생김새도 유럽이라고도 중동사람 같다고도 할 수 없는 뭔가 알쏭달쏭한 얼굴들이다. 딱히 어떠한 정의로 규정짓기 참 어려운 터키. 이런 모호함과 다양한 문화 때문에 나에겐 터키가 수상하다 못해 신비스러운 곳으로 느껴졌고 비로소 두 번째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보스포루스 해협은 언제나 분주하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존 - 이스탄불

 

 많은 사람들이 터키의 수도는 이스탄불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이스탄불은 터키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다. 이스탄불은 서양의 비잔틴 제국과 동양의 오스만 제국, 두 제국의 한 땅에서 역사를 일구어 나갔다. 때문에 동, 서 문화를 볼 수 있는데 그 조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술탄아흐멧 지구이다. 그 곳엔 실크로드의 종착지였던 그랜드 바자르와 비잔틴제국의 상징인 성소피아성당(이하 아야소피아)와 이슬람문명의 상징인 블루모스크가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현재 이슬람교와 기독교사이의 끝없는 종교분쟁을 생각해보면 공원 하나 사이로 모스크와 성당이 마주보고 있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수많은 여행객들의 활기찬 분위기를 쫒으면 불그스름하고 큰 돔이 있는 고즈넉한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그곳이 바로 아야소피아이다. 아야소피아는 비잔틴 당시 성당으로 세워졌으나 오스만제국에게 함락당한 후 모스크로 용도가 바뀌었다. 아야소피아를 이슬람사원으로 쓰기위해 성당 안에 신 모하메드와 후계자의 이름을 새긴 둥근 원판을 걸고 이슬람교의 성지 메카의 방향을 나타내는 미흐랍을 세웠다. 그래서 아야소피아의 천장을 보게 되면 메카의 방향을 나타내는 미흐랍 위에 아기예수를 앉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메카위에 예수의 모자이크라....성당의 상징은 스테인드 글라스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모하메드의 이름이 적힌 원판이 반짝이는 모습, 미흐랍 앞에서 기도하는 이슬람교도들과 곳곳의 복원중인 예수의 모자이크 앞에서 성경책을 들고 기도하는 수녀님들의 모습 등 이렇게 아야소피아에선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한 대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종교의 공존이 있는 아야소피아에서 언젠가는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꿈꿔본다.

 

미흐랍 위에 있는 아기예수의 모자이크상.(좌) 오스만제국 시 모하메드의 이름이 아랍어로 세겨진 현판과 비잔틴제국때 만들어진 예수 황금 모자이크 (좌) 아야소피아 안에선 이슬람과 기독교의 공존이 당연한 일 같다.

 

아야소피아를 마주보고 있는 오스만제국의 상징, 블루모스크. 블루모스크란 이름그대로 푸른색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매력적이다.


 한국인이라서 행복해요~

 

 터키여행의 주는 즐거움의 또 하나는 바로 유쾌한 터키사람들이다. 유난히도 여행객들 특히 동양인들에게 친절한 터키 사람들.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거나, 지도를 들고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으면 어디선가 바람같이 달려와 도움을 주고 진한 윙크를 날리며 떠난다. 이러한 친절함은 특히 한국 사람이라 하면 그 절정에 달하게 된다. 터키는 미국 다음으로 6.25전쟁 시 많은 군인들을 파견했다. 때문에 터키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kan kardeş (피로 맺어진 형제란 뜻)라 부르며 친근함을 감추지 못한다. 나 역시 ‘한국인’ 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행 내내 소소한 특권들을 누릴 수 있었다. 한 번은 시리아에서 여러 나라 여행객들과 버스를 타고 터키로 국경을 넘는 중이었다. 승객들은 서로의 여권을 한군데 모아 입국 심사대 앞에 놓았다. 여권 검사를 하다보면 한 사람당 5~8분 정도가 소요되기에 모두들 느긋하게 검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런데 서양 여행객들 사이에서 동양 여행객 하나가 눈이 띄었던지 입국 심사대 아저씨가 나에게 You Core?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아저씨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형형색색의 여권 뭉치들 속에서 내 여권을 찾아 바로 입국 도장을 쾅 찍어주시는게 아닌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드시며 “Core guzel(좋다!란 뜻의 터키어)!"하던 센스까지! 그때 내 뒤에 있던 유럽 여행객의 한마디.

 

 “Korean can do everything in Turkey"

 

 낯선 땅에서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에 여행 내내 마음이 참 따뜻했다. 그 밖에 국제학생증이 없음에도 한국인은 믿는다며 학생 할인권으로 표를 끊어준 돌마바흐체 궁전 매표소 아저씨, 한국전 참전하셨던 할아버지를 보러오라며 집으로 초대해준 가족들. 이런게 바로 터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한국인만의 여행 특권이 아닐까?!


이스탄불에서 만난 터키 가족들. 버스시간만 아니었어도 집에 가보는건데,,,

 

 

 

 

 

 

 

 

 

 

 

 

 

 

 

 

 

 

 2번째 여행이 주는 신선한 즐거움

 

 터키를 여행하게 되면 세계 일주 중인 여행자들을 많이 만날 수가 있다. 보도나 배를 통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행자들끼리의 터키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고 나면 서로 느끼는 것 참 다르구나. 란 생각이 든다. 유럽의 여행자는 터키가 아시아 같다고 말하고, 중앙아시아에서 온 여행자는 또 그 반대란다. 5시간마다 자미에서 흘러나오는 이슬람 경전 소리, 가족을 중시하는 모습에서 이슬람 문화를 느끼고, 성당, 오벨리스크등의 로마 유적지, 술, 담배가 자유롭고, 클럽, 축구에 열광적인 모습에서 유럽을 느낀다. 여행 내내 터키가 유럽일까 아시아일까란 질문에 나는 답을 하지 못했다. 나에게 터키는 대륙 문화의 틀에 갇히지 않고 그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창적인 자신들만의 문화를 피워나가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어리바리 했던 첫 여행의 환상을 쫒아 다시 찾는 건 아닌지, 괜한 외화낭비는 아닐까하는 망설임도 많았다. 그러나 익숙한 모습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가고, 첫 여행 땐 몰랐던 것을 경험으로 알아가는 2번째 여행이 주는 즐거움에 또 한 번 터키에 매료되었다. 다음 여행 때는 또 어떤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 벌써부터 설랜다.

 

화산과 지진으로 형성된 바위마을, 카파도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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