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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퍼런트> |
'나는 리더(Reader)다' 두 번째로 소개할 책은 <디퍼런트> 입니다. 제목 그대로 '차별화'에 대한 책인데, 아시아인 최초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교수가 된 문영미 교수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아주 쉽고 재밌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딱딱해 보이는 제목 때문에 선뜻 책장을 펼치기 어렵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오히려 멈추기가 힘든 책입니다. 언뜻 보면 일반적인 경영학/마케팅 서적과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저자는 조금 색다른 시선으로 사회 현상을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시장, 브랜드, 소비자의 심리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반면에 경쟁 무리에서 벗어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혁신적인 기업들의 ‘다른’ 아이디어가 어떻게 ‘다른’ 세상을 만드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어쩌면 '차별화'라는 점은 거대한 기업에게도 필요하지만, 우리와 같은 대학생에게 더욱 필요한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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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의 극단적 진화. 무엇을 고를 것인가? |
과거엔 물건 고르기가 참 쉬웠습니다. 고를 수 있는 물건 자체가 많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거대해진 요즘엔 세제 하나 고르는 것도 피곤한 일입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차별화하거나, 아님 죽거나."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하지만 카테고리가 진화를 거듭할수록, 소비자들은 모든 제품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치열한 경쟁 환경이 오히려 동일함과 유사성을 낳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세제보다는 '적당한' 세제를 집어들게 됩니다.
수많은 제품들이 서로가 경쟁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한 곳을 향해 나란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해 버립니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차이들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나머지, 끊임없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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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가 내세워야 할 것은 햄버거다. |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만들고, 스타벅스에서 빵을 만드는 것. 이 것은 바람직한 발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보통의 기업들은 경쟁 속에서 상대적인 약점을 보완하는 작업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를 포기해야 합니다.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차별화 입니다.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더욱 맛있게 만들고, 스타벅스는 커피를 더욱 맛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차별화란 불균형의 상황을 더욱 불균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 진리를 명심해야 합니다. 물론 평준화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그러한 유혹에 넘어가다보면, 어느덧 남들과 똑같아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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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가 아닌 이상 왠지 '느낌'이 좋은 카메라를 사기 마련이다. |
아마 요즘 전자제품은 위의 사진만큼 10줄 이상의 '스펙'이 따라 다닙니다. 하지만 실제로 저 모든 스펙을 살펴보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니콘은 색감이 화사하니까..', '카메라는 역시 캐논이지!', '감성의 펜탁스!' 등의 스펙과는 조금 다른,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이유로 카메라를 선택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소비자들이 떠올리는 간단해 보이는 이미지가 진정한 차별화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스펙과는 다른, 기업 고유의 가치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들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스펙'을 높이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 만족의 전반적인 수준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200만 화소 카메라를 쓰던 옛날도, 1800만 화소 카메라를 쓰는 지금도 만족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기업의 노력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앞으로 당연히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제품을 확장하고, '스펙'을 높이는 것은 경쟁 상황을 악화시키는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접근 방식입니다.
가령 모든 카메라에 라이브뷰 기능과 풀HD 동영상 기능이 들어갔을 때, 모든 카메라의 색감이 화사하기만 할 때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를 잃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어떤 카메라는 기계적 성능이 떨어지지만 색감이 아주 탁월하고, 반면 어떤 카메라는 휴대성을 포기하고 크고 남성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 스펙을 떠나, 남들과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것. 이것이 차별화입니다.
이제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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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할인매장 vs 최고급 백화점 |
기업의 업무 활동에서 소비자들의 욕망을 무시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습니다. 구글은 어리석은 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대형 포털들은 모두 첫 페이지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서비스를 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뒤늦게 시장에 합류했던 구글이 내놓은 페이지는 로고와 검색창뿐이었습니다. 당시 포털 시장에 구글의 등장은 가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구글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사실 그들이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지 않았던 것에 있었습니다. 구글은 기존 브랜드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을 과감히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불리한 상황을 거꾸로 뒤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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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보셔야 합니다. 배송 안됩니다. 조립도 안됩니다. |
이케아는 '더 많이'가 아닌 '더 적게' 를 통해 성공했습니다. 이케아는 다소 불친절한 기업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케아의 가구는 딱 네 가지의 스타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쇼핑을 도와주는 직원이 없음은 물론 배송과 조립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또한 가구를 평생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케아는 기존의 많은 가치들을 빼앗아 가면서, 동시에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했고,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케아 매니아들은 혼자서 매장을 둘러보는 것은 마치 탐험을 하는 것과 같고, 직접 운반하고 조립하는 것은 또 하나의 색다른 재미라고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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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 데이비슨은 남성적이고 거칠다. |
할리데이비슨은 한때 일본 오토바이 브랜드에 밀려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할리가 하루빨리 디자인을 현대화하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들은 일본 브랜드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새로운 시장에 편승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기존의 남성적인 이미지를 극단적으로 강화했습니다. 그들은 도심에서 굉음을 울리며 질주하는 할리 라이더 그룹을 조직함으로써, 과거의 유산을 더욱 강화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할리는 전 세계 오토바이 라이더들의 영원한 로망으로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당시 새로운 유행을 따라갔다면, 지금쯤 할리 데이비슨을 찾아보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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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어떻게 잘못된 것을 가지고 올바른 것을 만들었을까? |
버튼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배터리도 분리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수많은 기능 버튼과 막강한 기계적 성능, 오래가는 배터리를 개발하던 다른 기업들은 미처 예상치 못한 성공이었습니다. 애플 소비자들은 참신한 디자인과 유려한 인터페이스를 위해 이러한 단점들은 마땅히 감내해야 할 부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애플과 같은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경쟁' 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버튼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지 않았고, 막강한 기계적 성능에만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핵심 전략입니다. 그들은 아예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제 모든 시장이 아이폰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차별화의 힘입니다.
역사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들은 기존의 한계를 끊임없이 파괴하려는 시도를 했던 사람들입니다. '디퍼런트' 는 거대한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와 같은 대학생에게 더욱 필요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혹시 당신도 넘버원이 되기 위해, 남들과 똑같아 지기 위해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당신이 원하는 적당한 학점과 적당한 토익점수, 적당한 공모전, 적당한 봉사활동과 적당한 자기소개서. 이것은 어쩌면 바람직한 자기 계발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제품(대학생)들이 서로가 경쟁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한 곳을 향해 나란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기업)들은 다양한 제품(대학생)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해 버립니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대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차이들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나머지, 끊임없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라고.. 이렇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지금 기대하고 있는 방향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면? 우리 자신을 그저 평범한 존재로 추락시키고 있다면? 그렇다면 노력의 방향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경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모방 대신 변화를 추구하며, 추종보다는 혁신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Different.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사진1 출처 : http://www.yes24.com/24/goods/4584106?scode=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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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출처 : http://www.ikea.com
사진7 출처 : http://www.harley-korea.com
사진8 출처 : http://www.apple.com/kr
작성 : 김재민 기자(n-kjm1123@nate.com)
편집 : 컴타임즈 편집국(chicrebecc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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