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4일 여름의 문턱에 들어설 무렵, 숭실대학교의 한경직 기념관에서는 컴퓨터학부 새내기 합창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막이 올랐다. 각 반끼리 삼삼오오 모여 앉은 신입생들은 3월의 서먹함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설렘으로 들떠서 입을 맞춰보기 바빴다. 또한 교수와 학부모, 컴퓨터학부의 동문들, 재학생들도 참석하여 넓은 공간을 가득 채워주었다. 컴퓨터학부의 학생들은 약 200명의 신입생들이 네 개의 반으로 나누어진다. 이렇게 수많은 학생들이 반 대항으로 합창 연습을 하면서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익히며 친해졌으면 하는 것이 최재영 학부장의 따뜻한 취지였다. 역시나 각 반의 3개월간의 협력과 연습은 한경직 기념관 안에서 그들 사이의 어색한 공기를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한경직 기념관을 가득 채운 컴퓨터학부의 교수들과 학생들
순서는 개회사 - 축사 - 반별합창 - 찬조공연(숭실대학교 콘서바토리 성악과) - 시상식, 이렇게 차례로 진행됐고 대회가 끝난 후에는 경품추첨과 만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최재영 교수의 개회사로 합창대회가 시작되었고 곧 학생회장 김승준 군의 기도와 숭실대학교의 부총장인 이상원 교수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더불어 컴퓨터학부 동문회 전회장인 임영배님의 격려사가 끝난 후 바로 가반의 연습 동영상이 소개되었다. 각 반의 무대 직전에는 항상 연습 동영상이 틀어졌는데 3개월간의 노력들이 고스란히 보여 기대가 더욱 커지는 데에 한 몫 했다.
가반은 성승민 교수가 지휘하였고 <환생>, <로보트 태권브이가 캔디를 만났을 때>를 불렀다. 흰색 옷과 청바지로 빼입은 가반의 학우들은 감미로운 멜로디와 귀여운 율동으로 합창을 시작했다. 두 번째 합창곡인 <로보트 태권브이가 캔디를 만났을 때>는 만화 ‘로봇 태권브이’와 ‘캔디’의 주제가를 합쳐 편곡한 노래이다. 묘하게 어우러지는 두 노래가 참 재미있었고 남녀 두 학생의 솔로는 꼭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가반의 합창공연
흰 옷과 검정색 하의로 의상을 맞춘 나반의 첫 번째 합창곡은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이었다. 김호식 교수의 지휘 아래 합창을 시작한 나반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비행기>를 부를 때 하늘색 손수건을 흔들며 율동을 한 것이 인상 깊었다. 또한 네 명의 남학우 솔로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은 감탄을 자아냈다.
나반의 함창공연
김재섭 교수의 지휘와 함께 <아름다운 세상>과 <오늘같은 밤>을 부른 라반은 파란색의 산뜻한 상의로 옷을 맞추어 입었다. 반듯하게 정렬하여 선 학생들이 한 곳을 바라보며 합창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름다운 세상>은 수화와 함께 불렀는데 다른 반과 차별화된 율동이 참신했다. <오늘같은 밤>의 깜찍한 안무도 기억에 남는다.
라반의 합창공연
다반이 부른 노래는 <여자보다 귀한 것 없네>, <닐니리맘보>이다. 이장원 교수가 지휘하였고 학우들은 흰 와이셔츠로 멋지게 빼입었다. 학우들의 율동들도 즐거웠지만 그들과 함께 춤을 추던 지휘자님의 귀여운 몸짓이 보는 모든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다반의 합창을 보는 내내 흥겨운 노래와 춤의 조화에 빠져들었다.
다반의 합창공연
네 반의 합창이 끝나고 교수들의 심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숭실대학교 콘서바토리 성악과의 찬조공연이 있었다. ,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
숭실대학교 콘서바토리 성악과의 찬조공연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이상원 부총장이 순위를 발표했다. 대상은 라반, 우수상은 다반이 차지했으며 1등인 라반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환호하는 학생들을 보니 그동안의 고생과 수고가 보여서 괜히 가슴이 뭉클하였다. 수상하지 못한 두 반도 다른 반에게 진심으로 박수쳐 주는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경품 추첨 시간에도 학생들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경품이 무선 키보드, 외장하드, USB로 컴퓨터학부생이라면 누구나 탐이 날법한 것들이었다. 야외에서 이루어진 만찬의 자리에서는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합창대회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합창대회는 끝이 났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막 한 학기를 마친 컴퓨터학부의 새내기들은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하여 함께 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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