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교수님들과의 모임에서 김명호 교수가 동문인터뷰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동안 컴타임즈에서 연락이 없어서 인터뷰가 그냥 지나갔나 했는데 이렇게 찾아와줘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
대전에서 컴타임즈 기자들을 기다려 주셨던 최훈 동문(97학번)이 컴타임즈 기자들을 보자마자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주)코어벨 대표로 ‘아띠’라는 로봇으로 현재 인간과 로봇의 상생을 연구, 개발하고 있는 최훈 동문은 오랜 친구, 반가운 친구라는 우리말 뜻을 가진 로봇 ‘아띠’와 더불어 반겨주셨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녹차와 함께 인터뷰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최훈 동문과 함께 로봇에 대한 이야기로 꾸며보았습니다.
Q1. 먼저 컴타임즈 독자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컴타임즈를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숭실대학교 전산학과 79학번 최훈 입니다. 1982년부터 코어벨을 설립하기 전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했습니다. 서울에 있던 회사가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지금까지 대전에서 IT분야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ETRI에서 약 18년간 통신 시스템분야의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코어벨 창립과 함께 ‘아띠’를 시작으로 로봇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코어벨을 8년째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Q2.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숭실대학교 전산학과 동문들이 많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A.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연구원)에서 제가 숭실대학교 전산학과 동문총무를 오래했습니다. 연구원에서 코어벨로 옮기면서 총무를 그만 두게 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30명 정도 되었습니다. 그 후에 신입사원으로 몇 명이 더 들어왔다는 소식까지는 들었습니다.
Q3.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학창시절에 기억에 남는 분은 이철희 교수님, 송후봉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문성천 교수님께서 아마 4학년 때 오셨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졸업을 앞두고 정보과학회(논문대회)에 논문을 제출해서 2등상을 받았어요. 이때 에피소드가 1등 2등 모두 최훈 이었습니다.(웃음) 1등 최훈은 서울대, 2등 최훈은 숭실대였습니다. 동명이인이었지요. 우연치 않게 연구원에도 같이 입사해서 친해졌습니다. 요즘도 자주 연락도 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아참 정보과학회에 제출 할 논문을 지도 해주시던 분이 컴파일러를 가르쳐 주셨던 유재우 교수님이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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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어벨 입구 |
Q4. 최훈 동문이 운영하시는 코어벨에서 ‘아띠’라는 로봇이 유명합니다.
A. 인터넷에 ‘도슨 로봇’이라고 치면 저희가 개발한 로봇이 나옵니다. 로봇을 시작한지는 4년여밖에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통신 시스템분야의 일을 해오다가 어떠한 계기를 통해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해 보았습니다. 이 시기에 충남대 메카트로닉스 과에 친분이 있는 교수님께서 선뜻 특강을 부탁하셨는데 이를 계기로 2년간 겸임교수를 하면서 대학원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이때에 로봇도 학생들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메카트로닉스과 같은 곳에서는 로봇 시스템 내 들어가는 컨트롤러에 대한 임베디드 시스템 경험이 없어서 노트북으로 개발을 했습니다. 더욱이 모바일로봇으로 넘어가면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전지입니다. 전지에 대한 사용량과 그 최적화가 관건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자면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어 이에 관해 한 학기 정도 학생들과 강의하며 고민해 보았습니다. 이때에 제자 한명을 데리고 현재 코어벨에서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Q5. 최훈 동문과 말씀을 나누다보니 로봇에 대한 인식이 저희와 다른 것 같습니다.
A. 사람들은 로봇이라 하면 트랜스포머나 아톰 같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일상생활에서 로봇은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청소로봇 같은 경우는 보급이 상당히 많이 되어 있으면서 우리 생활에 밀착되어 있지요.(웃음) 하지만 사람들은 청소로봇을 로봇의 개념보단 가전제품으로 인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가진 화려한 변신 로봇만 로봇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로봇은 생활 속에서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좀 더 많이 사람들 생활 사이에 많이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기존의 만화나 TV에서 봤던 로봇은 사실 우리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끄집어내서 인간생활에서 쓰임새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요구 속에서 청소로봇은 이것을 해냈고, 이미 사람들의 삶 속에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실제로 로봇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청소로봇이 지금처럼 인기를 얻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통해 비용이 낮춰지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함께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청소로봇은 시판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국내 대기업들도 70-80 만 원 정도의 청소로봇을 출시한다고 하니 로봇은 이제 인간에게 한걸음 더 다가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로봇을 하면서 트랜스포머나 아톰 같은 로봇을 살아있는 동안 만들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제게 꿈이 있다면 스타워즈에 나오는 ‘R2D2’라고 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웃음)
현재 개발한 ‘아띠’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서 어디로 이동하고 또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어떤 위치에서 오디오든 비디오든 연계해서 설명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애물을 피해가는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전시관이나 미술관에서 설명(해설)해주는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도 아띠가 해내고 있습니다. 어차피 사운드 파일만 쓰기 때문에 그것이 어느 국적의 언어든지 상관없이 그대로 재생해 낼 수 있고,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가장 호응이 가장 좋은 곳은 미술관입니다. 아띠가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서 많은 관람객들에게 도슨트(Docentㆍ안내인)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매주 토요일만 운영하고 3월부터 일반 도슨트들과 연계해서 같이 서비스하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은 자원봉사자들이 열여섯 분 정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일주일에 한번, 설명하시는데 그 일이 꽤나 고된 일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육체적으로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이에 도움이 되기 위해 아띠도 열심히 가동되고 있습니다. 2층에서 공룡에 대해 45분간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방식은 영상을 띄어놓고 설명하고 이동하면서 설명하면서 관람객들과 호흡하고 있습니다.
Q6. 박물관에서 아띠가 아이들에게 굉장히 호응이 좋을 것 같습니다.
A. 아이들에게 호응이 좋아요. 로봇이 직접 움직이며 설명을 하는 것이 색다르면서도 친숙하게 받아 들여졌던 것 같습니다. 다소 딱딱한 설명이지만 로봇이 설명하는 것 때문에 흥미도 유발되고 집중력도 생겨서 굉장히 효과가 좋습니다. 박물관 측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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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슨트 로봇과 최훈(79학번) 동문 |
Q7. 아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A. 아띠의 가장 큰 특징은 피사체를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초음파 센서와 PSD 센서가 있어요. 새로 만든 것은 PSD가 오작동 가능성이 있어서 없애고 레이저 파인더를 설치했어요. 최근 키넥트라는 XBOX 360게임기의 모션센서가 있는데 우리는 그 안에 있는 프라임 센서라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일종의 빔 프로젝터인데 적외선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앞에 있는 피사체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빛을 다른 적외선 카메라로 받아들이게 하여 피사체를 인식합니다. 격자무늬 영상 같은 것을 피사체에 비추면 앞에 있는 피사체의 모양에 따라 반사되어 들어오는 빛이 왜곡되고 이 왜곡된 빛을 해석해서 거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반응속도도 빠르고요. 그래서 키넥트를 새로 출시될 모델에 설치되고 있어요.
Q8. 아띠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으셨나요?
A. 아띠를 제작할 때에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한 다음에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최종 구매자가 원하는 것이 무언지를 파악하기는 쉽지가 않고, 박물관 큐레이터분과 같이 작업했어요. 큐레이터의 고충을 알고서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로봇에서 찾은 것이지요. 박물관 주 고객이 어린이들인데 통제가 되지 않아 관람에 있어서 효과적인 전달이나 집중력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친숙함을 더하기 위해 돌하르방의 모습을 응용, 지금의 아띠 외형이 탄생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로봇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었어요.(웃음) 전시관이나 박물관을 자동화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 로봇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박물관은 어른중심으로 되어있어 전시장의 정체된 무언가를 생기 있게 살려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렇다면 능동형 전시 시스템으로 시도해보자! “ 해서 처음 생각한 것이 로봇기술을 사용하지만 전시관 로비 앞에서 정적으로 사람을 인식하여 공룡이 인사하는 정도의 로봇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능동형 전시 시스템 구축에 있어 분위기를 바꿀 좀 더 능동적인 로봇이 필요했습니다. 직접 움직이는 로봇을 생각하다가 결국 도슨트 로봇이 탄생하게 되었어요.(웃음)
Q9. 도슨트 로봇- 아띠에 대한 올해 목표는 어떠한 것이 있으실까요?
A. 올해 해보고 싶은 것은 사람의 언어를 알아듣고 대답 하는 아띠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단 간단하게 만지면 반갑다 인사하는 정도의 기능을 넣어주려고 해요. 물론 다재다능한 여러 가지 기능을 아띠에게 추가하고 싶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전시물에 대한 효과적인 정보 전달과 교육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기능은 추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른 기능들이 혹시나 기본적인 목적보다 지나치게 튀어버리면 정보전달에 있어서 도리어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웃음)
삶에 있어서 최종 목표는 어떠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트랜스포머를 만들어 지구를 지켜주시지 않을까...하고요.^^
지구를 지키기 보다는 사람에게 친숙하고 꼭 필요한 로봇을 만들고 싶습니다.(웃음) 스타워즈의 R2D2같은 로봇이요. 그러기에는 앞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앞서 청소로봇 같은 이야기도 말씀 드렸지만 전자제품으로밖에 인식이 되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사람 곁에 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수준의 기능을 갖는ㅡ 꼭 사람처럼 걸어 다닐 이유도 없습니다. 사람이 필요할 때 휴대폰처럼 옆에서 역할을 해주는 로봇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한다면 여기까지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아주 먼 훗날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날을 돌이켜 보면 예전에 사람들이 꿈꿔왔던 것들이 조금씩 완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무것도 없는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서 여러 기업들이, 사람들이 다듬으면서 완성 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직원들과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나아가려고 합니다. 누구의 말에 따라 믿음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믿으면 믿는 대로 될 것 같아요. 꼭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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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훈(79학번) 동문 |
최훈 동문이 후배하게 하고픈 이야기
컴퓨터학부에서 배우는 전공이외에 다른 전공의 수업을 청강하면서라도 많이 접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청강이 가능하지 않으면 순수한 배움의 목마름으로 도강까지 도요.(웃음) 요즘 퓨전(Fusion), 컨버전스(Convergence)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요즘엔 컴퓨터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어요. 반대로 컴퓨터만 열심히 한다는 것은 별로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항상 새롭고 다른 분야에 목마름을 가지고 자신의 전공인 컴퓨터와 어떻게 하면 공존하고 상생을 할지 생각하며 과감한 기획력으로 항상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조 할 수 있는 우리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후배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파이팅입니다!
작성: 이재광 기자(wcdksky@naver.com)
편집: 컴타임즈 편집국(chicrebecca@gmail.com)
http://www.comtimes.kr/news/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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