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가고 단풍이 하나 둘 지기 시작하던 어느 가을날, 우리는 생활관의 아버지이신 김근흡 동문을 만나러 구기숙사로 향했습니다. 만나 뵙기 전, 전화 통화로 취재를 부탁드릴 때부터 우리 편한 시간에 오라며 흔쾌히 인터뷰를 허락하신 김근흡 동문, 지금부터 이 따뜻한 분과 교직원의 브라보 라이프에 대해 열심히 엿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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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Brain Hall 관장 73학번 김근흡 동문의 소개 |
Q1. 모교를 졸업하고 모교의 교직원이 되신 계기가 있나요?
A. 딱히 계기라기보다는 학교에서도 그 당시에는 전산화를 필요로 했고 그런 과정에서 기회가 주어져 77년도부터 현재까지 34년 동안 모교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교무업무 전산화를 위해 전산과 졸업생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원래 교직원이란 게 순환보직이어서 총장님 명에 의해서 여러 부서를 다니게 됩니다. 첫 입사당시는 교무행정전산화가 목적이어서 지금의 학사지원과인 학적 과에서 성적처리를 했습니다. 이후에는 일반 전산처리를 하였습니다.
Q2. 기숙사 생활관장은 직업으로써 어떤 의미를 갖나요?
A. 기숙사는 학생들의 생활 관리를 해주는 곳이기 때문에 생활관 관장은 집안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교수님들은 학생들의 수업에 책임을 지지만 생활관이라는 것은 집 떠나 타지에 나와 있는 친구들에 대한 생활 관리를 해주는 것이니까 공부 이외에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고민상담도 하게 되죠. 근데 내가 못생겼는지 학생들이 자주 안 와요.(웃음) 과거의 기숙사는 수용인원이 적다보니까 학부생 위주로 수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원생과 학부생, 그리고 외국인, 교직원까지 약 1400명 정도 들어와 있어서 상당히 다양한 구성원이 살고 있지요.
Q3. 컴퓨터학부의 전공을 살려서 교직원이 되려면 어떤 업무랑 연계가 있나요?
A. 일반적으로 제가 교직원이 된 이후로는 전산과 졸업생들이 많이 들어와서 전산실이라는 교무가 많이 확대되고 커졌습니다. 컴퓨터학부와 연계한다면 단순하게 성적처리부터 급여처리, 그리고 MIS 정보관리 등의 개념까지 넘어와 전문적인 일을 하게 되죠.
Q4. 교직원에 대해서?
A. 그냥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학교라는 곳이 좋은 직장이라고 하다 보니까 지금은 많은 꿈들을 갖고 지원을 합니다. 학교라는 곳은 어떤 기업처럼 큰 부가가치가 당장 나타나는 곳은 아니에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서서히 발전이 되죠. 일반기업이라는 곳에서는 내가 굉장히 똑똑하다면 금방 튀어 올라갈 수 있지만 학교라는 곳은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일반 회사 같은 곳은 부서가 새로 생기고 눈에 보이는 변화가 굉장히 활성적이라고 하면, 학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빨리 변화할 수가 없어요. 이런 면에서 장단점이 있겠죠. 교직원이라는 직업이 안정적일 수도 있지만 어느 구조이건 서로 경쟁이 있습니다. 또, 전산공부를 해서 전산실로 왔다고 해도 꼭 전산 관련 일만 하는 건 아니에요. 일을 하다보면 필요에 따라서 다른 부서로 옮겨지기도 하니까요. 일이란 것은 시간과 경력, 경륜이 쌓이면서 오히려 다른 일이 맞을 수도 있게 되죠.
여기 지원하는 학생들이 교직원 생활이 굉장히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내가 교직원이 되어서 무엇을 하고 싶다 이런 게 우선이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여긴 굉장히 편하니까 나도 들어가면 좋겠다.", "학교와 공무원은 정년이 기니까 오래 근무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지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어느 직장을 가든지 간에 나쁜 직장은 없어요. 자기가 어디든 들어가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Q5. 졸업 후 모교에서 근무하시면서 후배들에게 좋았던 점 & 아쉬운 점?
A. 요즘 학생들은 점점 취업이 힘들어서 공부 이외에 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워요. 컴퓨터학부 뿐만 아니라 다른 과도 마찬가지지만 학생들이 개인시간이 너무 없는 것이 안타깝죠. 그리고 우리 학부생 시절에는 교수님과 학생들이 밀접한 관계를 자주 맺어서 등산이나 낚시도 많이 갔었고 교수님들이 때로는 형님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오늘 날 전산과가 40주년까지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학생 수가 많다보니까 교수님들이 너무 바쁘시기 때문에 많이 힘들잖아요. 워낙 전산과는 그런 부분으로 뭉쳐있었기 때문에 졸업생 입장에서 볼 때는 그런 점도 아쉬워요.
반면에 학생들의 씩씩하고 발랄한 점은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약한 거 같아요. 물론 사회나 가정적으로나 형제들도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학교에 와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인 스스로 헤어 나오는 게 쉽지가 않아 보여요. 가만히 보면 부모님들이 와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죠. 겉으로는 본인들은 성인이라고 성인대접을 해달라는데 본인이 분명 해결할 사항을 부모님들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들이 안타까워요.
Q6. 동문 및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A. 우리 졸업생들이 한 6000명 정도인데 굉장히 많은 숫자입니다. 일반 현업에 있는 사람도 많고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많아요. 1기 졸업하신 선배님들과 지금 10학번은 40년의 차이가 나지만 선후배가 학과나 사회에서 뭐하는지에 대한 나눔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정보의 나눔을 갖는 것도 좋지만 기수별로 모임을 가져서 우리가 모든 면에 있어서 단합된 것을 이번 40주년을 계기로 하여 보여줬으면 해요. 과거의 전산과가 영화를 누릴 때처럼 말이죠. 2등은 항상 쫒아갈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1등은 더 뛰어 나가야 되는 법입니다. 과거에 우리가 생각했던 최초에서 최고란 것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진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 후배들이 항상 1등은 1등을 해야 된다는 욕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자주 만나 유대관계를 가졌으면 좋겠고 특히 최초에서 최고라는 것, 우리 재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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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Brain Hall 관장 73학번 김근흡 동문 |
취재: 정혜인 기자(heynii.hi@gmail.com)
편집: 컴타임즈 편집국(kcsjh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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