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9일.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초저녁 한참 바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정우진 동문(컴퓨터학부 01학번)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컴퓨터학부에서 9년만에 나온 기술고등고시 합격자인 만큼 더욱 뜻깊었던 이 날, 기술고등고시에 관심이 있는 몇몇 재학생들도 참석하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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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학번 정우진 동문 |
꿈이 많은 청년
Q. 선배님,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이번에 기술고등고시 전산직렬에 합격한 컴퓨터학부 01학번 정우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2009년 8월에 합격통보를 받고 올해 4월 말 연수원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10월 말에 연수원 수료를 마치고 앞으로 배치될 부서에서 일을 배우게 될 것 같습니다.
Q. 기술고등고시를 준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A. 입학했을 당시엔 기술고등고시에 대한 마음이 없었습니다. 3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진로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어이없기도 한 이유인데, 진로에 대한 고민 중 우연히 모 포털 사이트를 보던 중 숭실대 컴퓨터학부에 관한 글을 보게 되었어요. 우리나라 IT업계를 이끌어나가는 중추적인 인물들을 배출한 명성이 높은 학부임에 비해서 현재 학부의 실적은 미비하다는 내용이었는데, 한 예를 든 것이 바로 기술고등고시 합격생 비율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숭실대 컴퓨터학부생이라는 자부심이 큽니다. 전과를 할 정도로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있었기에 그 부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셨어요. 4학년 1년동안 시간을 갖고 생각을 했고 2008년 2월에 정식으로 공부를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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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학번 정우진 동문 |
기술고등고시 준비 과정
Q. 준비를 하실 때 어떠한 방식으로 공부를 하셨나요?
A. 1차가 psat이고, 2차가 논술형 전공 시험입니다. 1차 psat은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10퍼센트를 투자했으며 나머지는 2차 전공준비에 몰두했습니다. psat은 그날의 컨디션에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1차 시험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또한 토익 점수는 시험을 준비하기 전에 미리 만들어 놓고 시험을 시작했어요. 2차 전공 난이도는 무척 쉽습니다. 저희학교 학생들 실력 정도면 50~60점 가량은 취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큰 부분은 책에 나오지 않는 문제입니다. 가령, 1+1은 책에 나와 잘 풀지만 10+10이 나오면 당황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Q. 2차 전공시험은 필수사항과 선택사항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A. 네, 우선 필수과목으로는 자료구조, 데이터베이스, 운영체제가 있구요. 선택과목은 프로그래밍 언어, 수치해석, 네트워크 세 과목 중 택 1입니다. 저는 수치해석을 선택을 했는데요. 수험생의 선택과목 비율을 보면 8:1:1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수치해석 선택을 선택했습니다. 최근 출제경향을 보면 프로그래밍 언어의 시험 난이도가 높게 나오는 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워낙 프로그래밍 언어의 선택비율이 높기 때문에 출제자 입장에서 난이도를 주어서 네트워크 수치해석 합격자비율을 높이는 것 같아요.
Q. 전공공부를 할 때 어떤 교재로 사용을 하셨나요?
A. 운영체제는 스탈링과 공룡책, 두 가지 책을 이용했습니다. 두 책은 관점이 틀립니다. 스탈링은 보류라는 프로세스 상태를 첨가한 반면, 공룡 교재는 보류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저는 공룡책을 주 교재로 하되, 보류의 개념은 스탈링에서 참고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자료구조는 특별히 공부를 안했어요. 교재는 이석호 교수님 책이 가장 낫다고 하더라구요. 전 개인적으로 학부생활 때 자료구조에 관심이 많아 자료구조 수업을 3번이나 들었어요. 정통전 수업도 듣는 식으로 말이죠.
데이터 베이스도 고시 수험생들이 많이 보는 돛단배와 세베스타를 이용했는데요. 세베스타를 주교재, 돛단배 부교재로 활용했습니다.
수치해석은 버든 교재를 사용했습니다. 수치해석은 버든 교재가 정리가 잘 되어있고 비교적 책이 얇기 때문에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평소에 통계학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 3차 집단토론, 1:1 프레젠테이션은 어떤식으로 준비하셨나요?
A. 3차를 혼자 준비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무조건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야만 해요. 제작년, 작년, 올해 모두 같은 직렬 합격생끼리 스터디 그룹을 조직했습니다. 그런데 매년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이 꼭 한 분씩 계셨어요. 또 그 분들이 계속 3차에서 떨어졌어요. 즉, 3차 시험은 사람들과의 충분한 연습과 준비가 필요한 시험이란 것이지요. 1,2차는 나와 출제자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3차는 사람과 어떠한 대화를 주고받느냐 를 테스트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을 해내야 합니다. 전 학부시절에 3년 간 강의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그 경험이 제 자신을 많이 바꾸어 놓았던 것 같아요. 또한 3차 면접때 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슬럼프를 극복하는 노하우(Know-how)가 있을까요?
A. 고시를 준비한다는 것은 아주 장기간 해야하는 공부이니 만큼 누구나 한번쯤은 슬럼프가 찾아오기 마련이죠. 물론 저도 그랬구요. 슬럼프의 발생 이유는 똑같은 생활패턴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장기간 독서실을 이용했었는데요. 꽉 막힌 공간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답답함을 느꼈는데 집 근처 공립 도서관을 이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페이스를 유지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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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학번 정우진 동문 |
고시 합격생
Q, 학교 차원에서의 고시생을 위한 지원제도가 있다는데 이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A. 고시를 준비하던 시절엔 학교에 고시생을 위한 체계가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했어요. 합격 현수막이 걸리고 서창진 교수님께 전화가 오셨는데, 교수님을 통해서 그런 체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기술 고시반 개설도 몇 년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고시에 관심이 있거나 벌써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홍보가 많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습니다. 고시를 준비하는 많은 학우분들은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기술고등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
A. 제가 합격한 후에 많은 분들께서 연락을 주셨어요. 그 중에는 현재 기술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도 계셨고, 또 준비를 하려고 고민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이 제게 조언을 구하면 제 대답은 항상 한결같이 NO입니다. 왜냐하면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잃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모든것을 각오하고 도전을 하겠다고 한다면 전 있는 힘껏 도와드릴 것입니다.
또한 공부를 할 때,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서 합니다. 많은 분들이 합격자 노트를 달라고 하시는데요. 이를 너무 맹신하지 말고 스스로 노트를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세요. 노트를 정리함으로써 스스로 답을 찾고 실력을 더 쌓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부를 오래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짧은 시간이더라도 얼마나 집중해서 밀도있게 공부를 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제가 합격수기와 공부방법을 따로 정리해서 제 개인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자세한 부분은 참고해 주세요.
취재 : 이재광 기자(wcdksky@naver.com)
편집 : 김찬수 기자(kcsjhz@gmail.com)
http://www.comtimes.kr/news/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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