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9일, 뱅크샐러드에서 5년째 근무 중이신 13학번 정유진 학우와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컴타임즈에서는 컴퓨터학부 50주년을 맞아 특별한 활동이나 경험이 있는 컴퓨터학부 재학생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뱅크샐러드라는 기업에 대한 정보와 취업 준비과정, 스타트업 기업의 특징을 알아보았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인터뷰는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였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뱅크샐러드 투자 스쿼드 Tech Lead를 맡은 숭실대 컴퓨터학부 13학번 정유진입니다. 현재는 휴학 상태로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산업기능 요원으로 근무한 기간을 포함하면 5년 정도를 뱅크샐러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일하고 계신 회사에 대한 소개와 무슨 일을 맡고 계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뱅크샐러드라는 앱을 만드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뱅크샐러드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있는 내 계좌, 카드, 대출 등 금융자산을 한눈에 모아볼 수 있는 앱입니다. 요즘에는 단순 금융자산 데이터를 넘어 신용, 건강, 노후, 주거, 재테크 등 다양한 ‘마이데이터’를 모아보고 관리할 수 있는 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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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샐러드 8주년을 기념하는 모습 |
Q 뱅크샐러드에 취업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뱅크샐러드라는 앱이 지금만큼 크고 유명해지기 전에 취업하였고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현재는 회사의 구성원이 200명 가까이 될 정도로 성장했지만 취업할 당시에는 10명 남짓한 인원이 운영하는 작은 스타트업 회사였습니다. 작은 규모와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한 이유는 회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공감되었고, 무엇보다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뱅크샐러드는 금융을 몰라서 손해 보는 개인이 없도록 하자는 의미의 ‘금융정보 비대칭성 해결’이라는 키워드로 문제를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첫 신용카드를 선택하던 순간, 예적금을 만들려는 순간 등 금융사 직원의 권유에 의해 신용카드의 종류가 선택되는 경우가 많았고 어떤 손해가 발생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도 빈번했습니다. 회사는 이러한 문제를 제품을 통해 차근차근 해결하고 있었고, 제가 참여해서 돕고 싶은 부분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부분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모두 회사의 목표에 공감하고 몰입해서 일하고 있었고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비전이나 미션뿐만 아니라 각 구성원이 같은 목표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운데, 뱅크샐러드에서 만났던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목표를 향해 함께 전진해나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구성원들과 함께라면 어떤 목표든 이루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뱅크샐러드의 채용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으셨나요?
현재는 회사의 규모가 커진 만큼 채용과정이 많이 달라졌지만 제가 취업할 당시에는 캐주얼한 티타임을 통한 미팅을 여러 번 가졌고 실무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캐주얼 미팅에서는 회사의 대표, 구성원들과 함께 서로 궁금한 점을 편하게 물어보는 자리였습니다. 뱅크샐러드 대표이신 김태훈 님과 미팅할 때는 회사의 비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구성원들과의 미팅에서는 제품을 만드는 방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구성원 중에는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의 팀원들도 만나면서 협업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서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실무 인터뷰에서는 문제 풀이를 진행했습니다. 알고리즘 문제 3문항이 주어지고 2시간 동안 풀이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높지 않은 난이도의 문제들이었지만 즉석에서 바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긴장되어 쉽게 풀리지 않아서 다소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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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콘에 참여한 뱅크샐러드의 당시 모습 |
Q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오셨나요?
사실 저는 취업보다 창업을 목표로 했기에 취업을 위해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었습니다. 실제로 뱅크샐러드에 입사하기 이전에 작은 회사를 5명의 공동 창업자분들과 1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그래서 취업을 위한 여러 자격증이나 공인 영어성적 등의 준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위해서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필요한 엔지니어링을 배우는 것에 집중했고 엔지니어링 이외에도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엔지니어링은 기초를 쌓아 올리는 학문적인 방식보다는 실제 제품이 결과적으로 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위주로 먼저 배워나갔고 이후에 제품을 고도화, 최적화하는 단계에서 깊이 있게 배워나갔습니다.
나머지 역량은 프로젝트팀 내의 회색영역을 메우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팀에 디자이너가 없을 때는 간단한 디자인을 직접 수행하여 UI 디자인, 발표자료 디자인을 해보기도 하고 팀원들이 기피하는 리서치, 발표 등의 과정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팀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도록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학부 시절 하셨던 활동 중에 취업에 도움 된다고 느끼셨던 활동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제가 가장 도움받았던 활동은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라는 활동이었습니다. IT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 100명을 모아 교육, 팀 프로젝트,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이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100명의 멘티가 이루고자 하는 이상을 미리 경험하거나 성공해보신 멘토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네트워크가 생기면서 창업뿐만 아니라 IT기업에 취직하기 위한 정보들도 많이 얻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만났던 멘티분들이 현재는 각각 여러 회사에 자리하고 있어서 다양한 분야의 소식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빠르게 트렌드를 습득하고, 서로를 회사에 추천하면서 이직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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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전의 뱅크샐러드 서버팀 모습 |
Q 기존 IT 회사와 비교했을 때 스타트업 회사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이점은 ‘생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크게 성장한 IT기업의 경우, 기존에 탄탄하게 구축된 비즈니스가 꾸준하게 ‘유지’되는 것이 생존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성장을 도모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한 비즈니스를 찾고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둘의 차이가 기업의 채용기준, 업무방식 등 많은 부분을 다르게 만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확실하게 정해진 시장이 있고 일정 비율 이상을 지속적으로 점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들이 대부분 업무 프로세스로 정리되어 있고 프로세스 각 단계에서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팀원이 필요합니다. 원하는 역량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입사했을 때 수행해야 할 업무가 명확한 편입니다.
그에 반해 스타트업은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 매우 작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기존에 있는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보다는 더 큰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정리된 노하우나 업무 프로세스가 없기에 구성원들이 직접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업무 프로세스를 정의해나갑니다. 인력을 채용할 때에도 구체적인 역량을 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프로젝트 상황을 정리하고 목표까지 다가가는 과정을 체험해본 사람을 더 수준 높은 인재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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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샐러드 아고라 미팅 |
Q 업무 중 뿌듯했던 경험이나 힘들었던 경험이 있나요?
뿌듯했던 경험이라면 뱅크샐러드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를 지하철에서 처음 목격했을 때입니다. 지금은 뱅크샐러드를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시지만 2~3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는 서비스였고 새로운 기능들을 런칭해도 열심히 홍보하지 않으면 반응조차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발전하면서 ‘뱅크샐러드를 사용하는 사람을 길 가다 볼 정도로 사용자가 많이 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힘들었던 경험으로는 현재의 뱅크샐러드 버전이 있기 전 실패한 2개의 뱅크샐러드 버전을 만들었던 과정이 제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뱅크샐러드 앱은 2번의 실패한 앱을 발판 삼아 만든 앱입니다. 이전에 실패했던 앱들은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으로 종합해서 고심 끝에 만들어낸 제품이었지만 실제로 사용자의 요구사항과 맞지 않다고 생각되어 실패를 결론지었습니다. 회사에 입사하여 2년 가까이 실패를 경험했지만, 그 쓴 경험들을 교훈 삼아 더 나은 방향을 찾았기 때문에 버텨낼 수 있었고 결국 현재의 뱅크샐러드에서 사용자의 진정성 있는 반응을 얻으면서 다시 성장의 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취업 준비에 있어서 선배님만의 팁이 있으신가요?
저도 취업에 있어서 길지 않은 경험을 갖고있지만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자면 대기업, 스타트업을 모두 통틀어 ‘문제 해결력이 높은 사람이 인재’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만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부터 기업 또는 국가 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까지 생각한다면 더 크고 많은 사람이 엮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일수록 회사에서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문제에 더 많이 부딪혀야 하고 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수록 성장의 폭과 깊이가 더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Q 스타트업 회사로 취업을 희망하는 컴퓨터학부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할 만큼 많은 경험이 있지는 않습니다. 학우분들이 저보다 더 훌륭하게 스스로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경험이 학우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제 경험을 통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뱅크샐러드의 정유진을 찾아주시면 언제든 도움드리겠습니다.
정유진 학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에 대해 많은걸 알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와 가능성에 부딪히며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인드가 스타트업 취업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학우들이 정유진 학우님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 정유진 동문
기사 취재 및 작성 : 정예슬 기자(amy7806@gmail.com)
편집 : 윤정민 미디어팀장(jungmin0462@gmail.com)
배지영 편집팀장(jy111099@gmail.com)
안유진 국장(youjin193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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